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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반려동물 병원비, 어떻게 낮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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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비에 깜짝 조기 예방으로 오래 건강하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동물병원 진료비는 왜 병원마다 다를까?" "우리 아이가 아프면 치료비가 얼마나 들까?" AI 생성 이미지. 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동물병원 진료비는 왜 병원마다 다를까?" "우리 아이가 아프면 치료비가 얼마나 들까?"

최근 정부는 소비자의 알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동물병원별 진료비 공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보호자가 진료비 정보를 보다 쉽게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동물병원별 진료비를 공개해 보호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진료비를 제대로 비교하려면 먼저 '무엇을 기준으로 비교할 것인가'가 정해져야 한다. 같은 이름의 진료항목이라도 어떤 검사와 처치가 포함되는지, 어느 수준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지에 따라 진료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

동물마다 나이와 체중, 성격이 다르고 질병의 종류와 중증도에 따라서도 필요한 검사와 치료가 달라진다. 진료에 필요한 의료진의 수와 시간, 시설과 장비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체구가 큰 개나 예민한 동물은 간단한 치료에도 여러 명의 의료진이 함께 안전하게 보정해야 하거나 진정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감염성 질환이 의심되면 다른 환자와 분리해 진료하고 별도의 입원 공간을 사용해야 하며, 진료 후에는 의료진의 환복과 진료 공간, 장비의 소독도 필요하다. 보호자의 눈에는 같은 '진료 한 번'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 투입되는 의료 과정과 인력, 시간은 크게 다를 수 있다.

보호자가 원하는 진료의 범위도 서로 다르다. 기본검사와 증상 완화를 중심으로 진료받기를 원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보다 정밀한 검사와 충분한 설명, 쾌적한 의료환경과 세심한 서비스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동물의 상태와 보호자의 선택에 따라 진료의 범위와 의료서비스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같은 이름의 진료항목이라고 해서 같은 의료가 제공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진료 내용에 대한 기준과 설명 없이 가격만 나열한다면 서로 다른 의료서비스를 같은 상품처럼 비교하는 오류가 생길 수 있다.

현재 모든 동물병원은 법에서 정한 주요 진료비 20종을 의무적으로 게시하고 있다.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 진료비 공개를 더욱 확대하려면, 진료항목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합리적인 표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보호자가 같은 기준 위에서 진료비를 제대로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 없이 단편적인 가격 정보만 공개된다면 동물병원을 '싼 병원'과 '비싼 병원'으로 구분하고 가격만으로 병원을 선택하는 오류를 낳을 수 있다.

단편적인 가격 정보만 공개된다면 동물병원을
단편적인 가격 정보만 공개된다면 동물병원을 '싼 병원'과 '비싼 병원'으로 구분하고 가격만으로 병원을 선택하는 오류를 낳을 수 있다. 진료항목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합리적인 표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보호자가 같은 기준 위에서 진료비를 제대로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다. AI 생성 이미지. 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

더욱 우려되는 것은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인해 동물의료의 질과 환자의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진료비 부담을 낮추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검사나 치료가 줄어들고 의료의 질까지 낮아진다면 우리가 바라는 동물의료복지의 방향은 아닐 것이다.

보호자가 알고 싶은 것은 "얼마예요?" 하나만은 아니다. "검사를 왜 해야 하나요?"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치료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면 덜 아플 수 있나요?" 이러한 질문에 충분한 설명을 듣고, 가능한 치료 방법과 각각의 비용을 이해한 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치료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보호자의 알권리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보자. '반려동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큰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고, 질병이 생기더라도 가능한 한 일찍 발견하고 치료받는 데 있다.

30년 동안 동물을 진료하면서 '조금만 일찍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안타까움을 수없이 경험했다. 동물은 아파도 말을 하지 못하고 본능적으로 아픈 모습을 감추려 한다. 그러다 보니 보호자가 이상을 인지할 때는 이미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적지 않다.

심장병과 신장병 같은 만성질환이나 종양은 질병이 깊어질수록 더 많은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동물이 겪는 고통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도 커진다. 건강할 때 정기적으로 검진하고 작은 이상을 조금만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질병의 중증화를 막고 치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방은 거창한 것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보호자가 매일 아이의 작은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첫걸음이다. 식욕과 음수량, 체중과 활동성의 변화를 살피고 잠잘 때 호흡수가 빨라지거나 기침과 구토가 잦아지는지도 관찰해야 한다.

건강할 때 받는 정기검진도 중요하다. 사람도 중년 이후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듯 반려동물도 나이와 품종, 체격, 건강 상태에 맞춰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펫보험도 치료비 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방법이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 적정 체중 유지와 정기검진, 예방관리를 꾸준히 실천하는 경우 보험료 부담을 낮추는 등 질병 예방을 장려하는 제도적 지원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동물진료비 경감 정책도 단순한 가격 비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진료의 합리적인 기준과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중증화를 줄여야 한다. 공정하게 비교할 수 있는 진료의 기준을 마련하고, 더 많은 동물이 필요한 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며,
동물진료비 경감 정책도 단순한 가격 비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진료의 합리적인 기준과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중증화를 줄여야 한다. 공정하게 비교할 수 있는 진료의 기준을 마련하고, 더 많은 동물이 필요한 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어떻게 하면 큰 병이 되기 전에 발견할 것인가'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

'아프고 나서 치료하는 의료'에서 '아프기 전에 살펴보는 의료'로 바뀌어야 한다. 동물의료복지는 더 많은 동물이 필요한 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까지 확대되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이나 사회적 약자, 이동이 불편한 고령자가 돌보는 동물, 의료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동물에게도 예방접종과 기본검진, 필수적인 진료를 받을 기회를 넓혀줄 필요가 있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보호자는 믿을 수 있는 진료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받길 원하고, 수의사는 아픈 동물을 빨리 발견해 제대로 치료하고 싶어 한다. 정부 역시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동물의료복지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따라서 동물진료비 경감 정책도 단순한 가격 비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진료의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의료 접근성을 높이며,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중증화를 줄여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질병의 발생과 중증화를 예방해 보호자가 부담해야 할 전체 의료비를 낮추는 것이다. '얼마나 싸게 치료할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하면 아프기 전에 예방하고 큰 병이 되기 전에 발견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동물이 덜 아프도록 예방하고, 아픔을 더 빨리 발견하며, 필요한 순간에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보호자가 바라는 좋은 동물의료이고, 우리 사회가 만들어가야 할 동물의료복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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