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에서 주거밀집지역 내 반려견을 한 공간에서 과도하게 사육해 발생하는 피해를 막고자 관련 조례를 개정한 지 1년이 지났으나, 주민 피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대구 동구 신암동 경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앞 주택가. 인기척이 들리자 한 주택 난간 쪽에 개 여러 마리가 경계하듯 몰려들어 짖어대기 시작했다. 인접 주민들은 개 짖는 소음과 분뇨 악취를 조금이나마 피하기 위해 건물 둘레에 칸막이를 설치해 둔 상태였다. 인근 식당에는 개 사육에 따른 악취 탓에 창문을 열지 말아 달라는 안내판까지 붙어 있었다.
이곳에는 30마리가 넘는 반려견이 상가와 주택 두 곳에 나뉘어 살고 있다. 대구 동구청에 정식으로 등록된 반려견은 총 35마리다. 특히 문제가 된 곳은 민가와 맞붙은 59.5㎡(약 17평) 규모의 주택이다. 다양한 크기의 개 수십 마리가 실내와 실외를 자유롭게 오가며 생활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소음과 악취를 유발해 지속적인 민원의 대상이 됐다.
주민 불편이 이어지자 동구의회는 지난해 9월 30일 '대구시 동구 가축사육제한 조례'를 개정했다. 하지만 개정 1년이 다 돼 가는 현재까지 주민 고통은 여전하다.
동구는 당시 애완용 또는 방범용 개를 기를 경우 가축사육 제한을 두지 않던 예외 규정을 '실외 사육 5마리 이하'로 제한했다. 그러나 실내 사육은 마릿수 제한이 없는 데다, 사유지 내부 조사를 강제하기도 어려워 실효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조례 개정 이후 구청이 매달 현장을 찾아 계도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주민들은 크게 나아진 점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50대 주민은 "여름에는 개 분뇨 악취가 코를 찔러 창문을 열 엄두도 내지 못하고, 환기를 못 하다 보니 집에 곰팡이가 필 정도"라며 "실외에 있는 큰 개들이 오토바이나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밤낮없이 짖어대 소음 피해도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조례 개정 이후 한 달에 한 번씩 현장에 방문해 사육자에게 계도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조례 위반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행 동물보호법상으로도 최소한의 사육 공간 제공 규정만 있을 뿐이라 이를 동물학대로 판단해 강제 처벌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김진락 동구의원은 "관련 부서로부터 해당 지역이 조례상 가축사육 제한구역에 해당하지만, 구청 점검 당시 실외 사육 개가 5마리 이하라 조치할 방법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실외에 5마리가 넘게 나와 있어도 주거 공간이라는 이유로 예외가 적용되는 허점이 있는 만큼, 추가 조례 개정을 통해서라도 실질적인 제재가 이뤄지도록 지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행정기관의 계도 외에도 다각적인 개입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은희 영남이공대학교 반려동물보건과 교수는 "우선 동물보호단체, 수의사회, 정신건강 전문가 등이 보호자와 지속적인 소통에 나서 사육 환경 개선과 개체 수 조절을 유도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제도적 강제 수단을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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