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주춤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4분기 들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상장 예비심사 지연으로 공모 일정이 밀렸던 기업들이 연말을 앞두고 일제히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 나서면서다.
연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만 20여 곳에 달하는 데다 기업가치 1조 원에 도전하는 대어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까지 가세하면서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부터 연말까지 코스닥 상장 공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인 기업은 17곳이다. 이미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공모 준비에 들어간 기업까지 고려하면 연말까지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은 20곳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3분기까지 코스닥에 새로 입성한 기업은 29곳에 그쳤다. 여기에 공모 절차를 마치고 상장을 앞둔 기업까지 포함해도 33곳이다. 연말까지 남은 기간에 이와 맞먹는 수준의 공모 일정이 몰리면서 올해 IPO 시장의 공급이 4분기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10월 첫 주부터 공모 일정이 빼곡하게 잡혀 있다. 반도체 장비 기업 멜콘과 코넥스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진코스텍이 일반청약에 나서고, 엠에스바이오와 디티에스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신규 상장 기업도 줄을 잇는다. 글로벌테크놀로지와 빅웨이브로보틱스가 29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고, 덕산넵코어스와 브릴스도 각각 30일과 다음 달 1일 상장할 예정이다. 추석 연휴 직후부터 수요예측과 청약, 신규 상장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IPO 시장의 공급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특히 기업가치 1조 원에 도전하는 엘리스그룹의 상장에 주목하고 있다. AI 교육 플랫폼 기업인 엘리스그룹은 지난 23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 희망가는 7만400원~9만500원이며 공모 예정 금액은 1564억~2011억 원이다.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에서 결정될 경우 예상 시가총액은 1조 원에 달한다.
엘리스그룹은 독자 개발한 AI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AI 교육과 인프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I 인재 양성 플랫폼인 엘리스LXP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엘리스AI클라우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AI 인프라 투자와 데이터센터 확대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AI 관련 기업들의 증시 입성도 이어진다. AI 인프라 관리·운영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래블업을 비롯해 영상분석 AI 기술을 보유한 인텔리빅스, 기업용 생성형 AI 기업 제논과 페르소나AI 등이 상장을 추진한다. 로봇과 AI 등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성장산업 기업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공모주 시장의 투자 대상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무신사를 비롯해 메가존클라우드와 리벨리온 등 유니콘 기업들도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상장을 추진하면서 대형 IPO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IPO 시장의 공급 물량 자체도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9월에는 8개 기업이 상장할 예정으로 전월 6곳보다 늘었으며, 유진투자증권은 9월 IPO 예상 공모금액을 4000억~5000억 원대로 전망했다. 이는 1999~2025년 같은 달 평균 공모금액인 2484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예비심사 정체가 4분기 공모 물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매달 8~11곳의 기업에 대해 예비심사를 승인했다. 올해 5월까지 5개월 동안 예심을 통과한 기업이 15곳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하반기 들어 심사 속도가 빨라진 셈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심사 지연으로 공모 일정이 미뤄졌던 기업들이 하반기에 한꺼번에 시장에 나오면서 이른바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짧은 기간에 공모 물량이 집중될 경우 기업별 수요예측 결과와 공모가 수준에 따라 흥행 성적이 크게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4분기 IPO 물량 증가가 곧바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모 일정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기업 간 투자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IPO 시장에서는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공모 희망가를 낮추는 사례도 나타났다.
강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1월과 12월은 전통적인 IPO 성수기로 상장 종목이 증가하는 시기"라며 "케이뱅크 이후로 부재했던 코스피 상장 후보들도 예비 심사 리스트에 이름을 등재했다"라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상장을 추진할 유니콘 종목들도 점차 가시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 역시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연구원은 "다만 상장하는 종목이 늘어나는 만큼, 기업의 재무·성장성·밸류에이션 등을 고려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댓글 많은 뉴스
형사사법체계 혼란 낳은 李, 국방·안보도 흔들어…국민은 '불안'
TK는 "왜 광주냐" 했는데, 반도체 품은 전남광주, 실은 토허제에 한숨?
우크라, "北포로 이송 비공개 합의? 한 적 없어"…李대통령 주장 '정면반박'
"모르면 닥쳐라"vs"닥치고 설명"…與내부서도 DMZ사고 대응 '이견'
李&靑, 추석 밥상에 '해명 요리' 4그릇 올렸는데…되레 밥상 뒤엎을 수도? [금주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