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춘추-민족시인 김남주

민족시인이라는 말은 우리 시대의 월계관이 아니라 가시면류관이라는 실감을나는 김남주 형에게서 확인한다. 유신시대의 저 캄캄하던 시대에 작은 불을하나 켜고자 유신반대 운동을 하다 옥에서 콩밥을 10년 가까이 먹고 나와서천방지축 뛰어다니다, 지금은 병석에서 죽음과 또 싸워야하는 몸이 되어 그는 아끼는 사람들을 가슴졸이게 하고있다.그의 생애는 우리에게 사람이 역사 속에서 올곧게 산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일깨워주고 있다. 그런데도 그 위험속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지않으면 안되는 숙명을 가진 사람들만이 삶과 역사의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는것은 비극이다.

언젠가 나는 하나의 산을 보았다. 그 산은 높은 봉우리와 깊은 시내를 품어안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봉우리만 보았지 그 봉우리를 이루는 수많은 흙과돌과 풀과 작은 나무들은 보지 못했다. 나는 괴로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의 괴로움은 역사를 거꾸로 배운데 있었다. 역사를 새로 배우면서 나는 봉우리뿐 아니라 산을 이루는 그 크고 작은 것들을 다 볼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더이상 내가 작은 흙이나 돌일 뿐이라는 사실이 괴롭지 않게 되었다. 나는비로소 산의 일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남주 형은 타고난 시인이다. 그의 시는 거침없이 흐르는 격랑을 타고 굽이쳐서 {불청객}들이 그어놓은 휴전선을 들이치고 분단속에 잠든 우리의 양심을두드려 깨운다. 적어도 이 분단된 시대에 그에게는 민족시인이라는 명칭이가시면류관이든 월계관이든 가장 잘 어울린다. 해방 50년에 우리는 김남주라는 큰 시인을 얻었다. 그는 분명 하나의 거대한 봉우리다. 제발 완쾌하시라,민족시인 김남주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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