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물..불..쌀..

5일오후 대구백화점앞에는 불과 쌀, 그리고 물이 공존했다.낮12시20분쯤 인근 옷가게에서 불이나 점포7개등을 태우는 큰 피해를 냈고2시30분부터는 쌀및 기초농산물 수입개방저지를 위한 거리집회가 열렸다.또 4시부터는 {낙동강 오염주범 금호강 부활기원제}가 이어졌다.이날 등장한 불과 쌀, 물등 세가지 사안은 겉보기에는 그 성격이 다르다.그러나 이들 모두는 국민생활과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를 지녔다는 공통점이있다.세 사건을 차례로 지켜보는 동안 맑은 물한모금 먹기 어렵고 소방차 출동이늦어져 화재피해가 커지는등 문민시대에도 과거의 꼴사나운 모습이 되풀이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재로 순식간에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은 상인들은 [소방차 출동이 늦어져피해가 커졌다]고 항의했다.

진화작업을 하면서도 마무리를 소홀히 해 다시 불이 나 소방차가 재출동하는등 소방활동에 허점을 드러냈다.

우루과이라운드 국회비준거부를 위한 거리집회에서는 식언을 밥먹듯이 하는정치인의 비도덕성과 국민의사를 무시한채 밀실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행태가 주된 공격대상이었다.

쌀시장개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부측의 입장이지만 [쌀시장개방은 안된다]는 시민들이 많다는 점에서 쌀문제는 여전히 현정부의 아킬레스건(건)이다.금호강 부활기원제에서도 [문민시대가 돼도 수돗물을 마음놓고 먹지 못하다니...]라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뤘다.

사정이니 금융실명제니 그동안 문민정부는 개혁이란 구호를 앞세운 큰 정치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맑은물 마시게 해주고 불 제대로 꺼주며, 그리고 국민의 의사에 귀기울이는 작지만 더 중요한 정치를 더욱 원하고 있다.결국 공허한 명분을 앞세운 허상의 정치보다는 피부에 와닿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생활정치가 시급하다는 것이 한곳에서 불과 쌀, 물을 겪으면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