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도를 돌이켜보는 한 행사가 영국에서 개최돼 관심을 끌었다.최근 리버풀의 머시사이드 해양박물관에서 18세기에 저질러졌던 참혹한 역사적 과오를 참회하는 전시회가 열렸다.1791년11월 자메이카해양근처에서 노예상선 종(Zong)호의 선장은 전염병과식량부족을 변명으로 삼아 1백33명의 노예를 모두 바다에 빠뜨리라는 명령을내렸다.
육지에 도착한 선장은 1인당 3만6천원 정도를 보험금조로 지불한 뒤 모든것으로부터 면책받을 수 있었다.
노예폐지론자들은 선장을 살인죄로 기소하고 싶었지만 노예는 사유물로서 뜻대로 폐기처분할 수 있다는 것이 당시의 분위기였다. 현재도 유럽의 가장 오랜 흑인거주지역중의 하나인 리버풀은 18-19세기 한세기동안 무려 5천3백회의노예상선 출항기록을 가진 항구로 아프리카 서해안에서 아메리카로 노예를실어나른 중심지였던 것이다.
이번 행사는 영국의 생필품전문슈퍼체인인 {리틀우즈}에서 50만파운드(6억5천만원)의 기금을 내놓아 이루어진것으로 행사주관자들은 영국, 나이지리아,캐나다, 바르바도스, 미국등 각나라에서 온 11명으로 그중 7명이 흑인들로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회의 목적은 흑.백인 모두 역사적 죄의식을 통해 화해를 시도하고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것]이라고 행사대변인은 밝혔다.이번 전시회의 두드러진 점은 끔찍한 노예제도의 실상을 밝히는데 조금도 주저하거나 가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인들은 이성적, 문화적으로 열등한 종족이며 문란하고 나태한 이들을 사유물처럼 다루어도 된다는 관점은 백인들의 인종적 우월감의 소산으로노예제도의 근간을 이루었다는 참회이다.
또한 오늘날의 인종차별도 결국 노예제도의 유산이라는 뼈아픈 성찰도 덧붙여 강조하고 있다.
신대륙으로 끌려간 흑인들의 규모도 이번 행사의 논란거리. 보통 1천2백만명으로 추산되지만 일부 역사학자들은 최소한 2천만명으로 잡고있다.겨우 2백조각의 조개껍질과 맞바꿔 팔려온 노예의 절규하는 모습이나 당시노예상선의 실상은 현대의 관람객들에게 새삼 충격을 주었다. 그 때문인지 전시장에 크게 써붙여진 문구앞에서 백인들은 숙연해하는 모습이었다.[주인님은 내게 {자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가 백인이라는 말은아니며, 또 우리가 백인과 동등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음을 나는 잘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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