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성탄절이전에 반드시 돌려보내라} 미군헬기가 비무장지대 북측지역에 불시착한 지난 17일 때마침 평양에 들어간 빌 리처드슨미하원의원에게는 이같은 본국정부의 주문이 쏟아졌다.그이후 북한측과 숨가쁜 협상을 벌인 끝에 22일 사망자 유해를 판문점을통해 송환하기까지 리처드슨의원의 평양체류 5일은 마치 {워싱턴-평양 커넥션}을 연상시키는 바로 그것이었다.
닷새동안 본국과 주고받은 전화통화가 무려 23차례. 대외 통신교류가 거의단절되다시피한 평양에서 하루 4-5차례 이상의 핫라인을 가동, 불시착한 미군조종사의 송환을 실현시키기까지 북.미접촉은 긴박한 순간의 연속이었다.미국정부는 사건발생 직후 온갖 노력을 다해 뛰기 시작했다. 다행히 핵문제논의를 위해 평양에 들어간 리처드슨의원은 더할수 없이 훌륭한 메신저가 되어주었다.
이러한 미국의 처지는 리처드슨의원이 22일 사망조종사의 유해와 함께 판문점을 통해 서울에 온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리처드슨의원이 북한영내에 불시착한 헬기소식을 접한 것은 평양도착 직후,공항에서 호텔로 향하는 차안에서 북한의 송호경외교부부부장이 상황을 전한것이다.
그는 북핵문제 논의를 위해서 평양에 들어갔지만 자신의 여행목적이 달라졌음을 직감했다. 미국무부등과 즉시 통화를 했다. 본국은 두 미군조종사의 신병인도를 위한 협상을 부탁했고 그는 최선의 노력을 약속했다.우발적인 사건이라는 미국측 주장에 대해 북한측의 반응은 명확한 태도표명을 유보하며 {조사중}이라는 이유로 시간을 끌었다. 특히 생존한 미군 조종사를 조사해야 한다고 나왔다.
리처드슨의원은 초조했다. 무엇보다 북한의 의구심을 해소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을 때마다 미군 조종사의 실수와 기상악화등을 거듭 설명했다.
미국정부는 이와 함께 대북 핵합의의 파기 가능성을 내비치며 양동작전을구사했다.
클린턴 대통령과 크리스토퍼국무장관, 페리국방장관이 차례로 나서 이번 헬기조종사 송환이 지연될 경우 북.미 관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
사태가 수습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이 확인된 것은 북한이 미국측에 유해송환을통보한 21일 판문점 북.미접촉에서였다. 물론 이 자리는 평양에 머물고 있는리처드슨의원이 북한측 고위인사와 벌인 숨가쁜 협상결과가 통보됐다.그는 이날 오전 송부부장으로부터 생존 홀준위는 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당장은 곤란하지만 사망한 하일먼준위의 유해송환을 약속받은 것이었다.리처드슨의원은 북한측에 미국인에게 있어 성탄절의 의미를 상기시키고 그이전까지 홀준위를 돌려보내줄 것을 거듭 당부하고 판문점을 향해 떠나며 당초 방북목적이었던 핵문제는 거의 한마디도 꺼내보지 못한채 평양체류일정을마쳤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남아공 대통령·호주 총리와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