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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푸른나무(175)-도전과 응징(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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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냇물이 흐른다. 콸콸 소리치며 흘러내린다. 조양강보다 강폭이 좁다.구절천이다. 나는 그 냇가에서 놀았다. 여름이면 시애와 함께 멱을 감았다.나는 알몸으로 물에서 첨벙대었다. 시애는 계집애라 팬츠를 벗지 않았다. 동네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며 놀고 있다. 시애는 냇가 능수버드나무 밑에 앉아있다. "오빠, 빨리 와" 시애가 나를 부른다. 버드나무에서 매미가 찢어지게운다. 나는 빨리 그곳으로 가야한다. 그곳에 당도해야만 살아날 수 있다. 나는 그곳으로 열심히 기어간다. 돌팍길이라 팔꿈치가 까졌다. 피가 흐른다.땡볕이 자글자글 끓는다. 돌팍길의 자갈이 뜨겁다. 숨이 막힌다. 나는 한 뼘두 뼘 냇물 쪽으로 기어간다. 산적이 된 두 다리가 땅에 끌려 온다. 이제 내다리는 못쓰게 되었다. 짱구는 꺽다리와 꼬마의 다리를 못쓰게 만들겠다고말했다. 이제 내 다리가 못쓰게 되었다. 나는 영원히 두다리로 걸을수 없다.도와 줘, 하고 나는 시애에게 외친다. 말이 목안에 잠긴다. 말을 뱉어낼 수없다. 가쁜 숨만 쏟아낸다. "오빠, 빨리 오라니깐"시애의 말소리도 멀어진다. 내 얼굴은 땀에 절었다. 눈앞이 흐릿하다. 길 저너머 버드나무도 냇물도흐릿하게 보인다. 냇물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말소리가 재갈재갈 들린다. 목이 너무 마르다. 물을 먹으면 살 것 같다. 열심히 긴다. 아무리 기어도 냇가가 가까워지지않는다. 냇가는 흐릿하게 물 저만큼 멀리 있다. 거리가 좀체좁아지지 않는다. 차츰, 마지막 남은 힘마저 쇠진된다. 팔이 움직이지 않는다. 더 어떻게 몸을 끌고 갈 수 없다. 땡볕만 따갑게 내려쬔다. 매미 울음이귀따갑게 들린다. 눈 앞엔 아지랑이만 끝없이 피어오른다. 끝내 내 고개가꺾이고 만다. 피닦지 않은 손등에 이마를 떨군다. 가쁘던 숨길도 낮아진다.물을 못마시고 나는 죽어간다. 이제 시애도 나를 부르지 않는다. 죽기전, 손바닥 한 웅큼의 물이라도 마시고 죽었으면 싶다. 그 바람을 나는 이룰 수 없다. 시애를 부를 힘이 없다. 이제 고개조차 들 힘도 없다.나는 눈을 뜬다. 목이 너무 말라 눈이 뜨여졌다. 깜깜하다. 한증막이다.목욕탕의 사우나실 같다. 어디선가 빛줄기가 들어오고 있다. 가장 자리로 틈이 보인다. 그 틈으로 빛이 스며든다. 너무 덥다. 나는 꼼짝할 수 없다. 이속에 갇혀 얼마를 지났는지 알 수 없다. 아무도 트렁크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나는 다시 까무라친다. 잠이 들면 죽는다. 죽지 않으려면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나는 눈꺼풀을 열 힘조차 없다. 나는 다시 어둠의 깊이 속으로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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