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침묵하는 중진 목청높인 소장

김영삼대통령의 '역사바로세우기와 과거청산작업'이 계속되면서 여권내부의 역학구도에도 변화의조짐이 보이고있다. 신한국당이 일단 김윤환대표체제로 재출범하면서 민정계끌어안기의 기조를 유지하고있는 반면 여전히 정권의 핵심세력인 민주계내 중진들의 위상변화가 두드러지고있기 때문이다.민주계가 여전히 정권의 핵심세력이기는 하지만 민주계의 목소리는 잘 드러나지않고있다. 강삼재사무총장만이 당의 목소리를 내면서 강약을 조절할뿐 다른중진들은 당의 각종회의에 참석해도 침묵을 지키거나 잘모른다며 언급을 회피한다.김대통령이 주도하고있는 역사청산정국에서 이들의 역할은 사실상 없다.그러나 이들 민주계중진들 대신 소장그룹의 목소리는 두드러지고있다. 최근김대표와 갈등을 빚어 여의도연구소장직을 물러난 이영희씨와 청와대의 박세일정책수석등과 강삼재총장등이 민주계중진을 대체한 새로운 '파워그룹'을형성하고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최형우 김덕룡의원과 서석재 박관용전의원등 민주계중진들은 침묵을지키거나 원칙론만을 피력하고있으면서도 '이는 어디까지나 현정국의 특성때문에 비롯된 현상일 뿐'이라며 새로운 입지를 모색하고있다.최형우의원은 잇단 외부강연을통해 '정중동'의 모습을 보이고있다. 그는건강한 보수세력의 포용을 통한 이른바 '3두마차론'으로 위기상황을 극복해야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15대총선이후를 대비하고있는 그의 행보는 일견 민정계의 목소리와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적지않다.

서석재전의원은 지난 8월 '4천억설'파문으로 총무처장관직을 내놓은후 지역구에 복귀해 정계복귀수순을 밟고있을 뿐 잠행을 계속하고있다. 그가 다른민주계중진들과 달리 현정국에 대해 언급을 하지않고있다는 점이 오히려 특이하다. 박관용전비서실장은 약 보름간 미국방문을 마치고 지난 13일 귀국했다. 그는 미국에서 전직대통령의 구속등 일련의 조치를 '창조적 파괴'라고규정하면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형우 서석재 박관용전의원등이 관망의 행보를 보이는 반면 세대교체와양김퇴진을 꾸준히 주장해온 김덕룡의원은 목청을 낮추면서도 현정국에 대한불만을 감추지않고있다.김의원은 민주계이론가의 한사람인 이영희여의도연구소장의 퇴진에 대해 불편해하면서 허주체제의 재출범도 못마땅해했다. 그의 움직임을 총선이후구도와 연결지으려는 시각도 적지않다. 〈서명수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