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막노동 승리 張씨는 해냈다.

막노동꾼 張承守씨의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수석합격 소식은 때마침 몰아치고있는 한파를 훈훈하게 녹이는 의지의 인간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90년에 고교를 졸업한 후 새벽에는 신문배달, 낮에는 가스배달,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밤에는 입시학원에서 대학진학의 꿈을 포가하지 않은 張씨의 이력은 그가서울대에서 얻은 점수9백3.87점(수능성적 1백83.7점)보다 훨씬 경이롭다.

천재들이나 하는 줄 알았던 서울대 수석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돈이없어서 대학을 포기할 생각도 몇번씩 했는데… 라고 말한 수석의 변은 그와 동년배 또는 그보다 후배들에게 무척 많은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나름대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가 너무나 엄청났기 때문에 자신도 놀랐다는 얘기다. 의지력의 승리임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본란은 張씨의 너무나 평범하면서도 끈질긴 의지력이 그보다 나이 어린 오늘의젊은이들에게도 확산되어 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서태지와 아이들 을좋아할 수는 있지만, 스스로 은퇴하겠다고 무대에서 사라진 그들을 집에까지 찾아가 대문간에서 몇날며칠째 아우성을 치는 이른바 X세대들에게 그를 본받게할 수는 없는지.

그들 X세대들은 요란하고 별스런 행동을 나무라는 기성세대들에게 당신들도70년대에 비틀즈를 요란스럽게 좋아했지 않느냐 고 반론을 제기할만큼 외형상의 반박논리 전개에는 서툴지 않다. 하찮은 마음고생이나 한 때의 정신적인 고통도 이기지 못한채 바로 자살로 연결하는 나약한 젊은 군상들에게도 張씨의쇠심줄같은 의지가 확산돼 지기를 바란다. 특히 입 따로, 마음 따로, 몸 따로의젊은이들이 張씨를 행동으로 배우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張씨의 大入지원 시리즈가 지난 해에는 중단된 적도 있었다. 먼저 대학에 입학한 동생 承大군(23.고려대 경제학과 3년)의 학비를 보태느라 대학시험을 포기한 것이다. 장남으로손색없는 어른스러움까지 보였다.

돈이 떨어지면 공사장에서 돈을 모아 학원으로, 학원비가 떨어지면 다시 공사판으로 나갔지만 지난해엔 다행히도 그동안 막노동으로 벌어 놓은 돈이 있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는 그의 말은 요즘 세상에선 뭔가 듣기에 어색한(?)느낌이 든다.

그가 졸업한 모교의 교장이 요즘 사회에서 보기드문 끈기와 집념으로 똘똘뭉친 학생이다.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돼서 흐뭇하다 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스승으로서의 보람이 극대화 된 순간이었을 것이다.張씨의 장래 희망은 법관이다. 훌륭한 법관이 돼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웃들의거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지켜볼 만한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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