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일모직 42년 大邱시대 마감

"내일 구미서 공장 통합식"

제일모직이 31일로 42년간의 온갖 애환을 뒤로하고 대구시대를 마감했다.제일모직은 6월 1일 경북 구미공장에서 공장 통합식을 갖고 구미지역으로 완전옮겨진다.

지난 54년 대구침산동에서 시작, 한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과 함께 삼성그룹을 일궈내는 모태가 됐던 제일모직 대구공장은 31일을 기해 공장가동이 완전종료,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설립 당시 대구공장의 종업원은 남자 48명과 여자 1명.

56년에 공장가동을 시작, 종업원을 9백95명으로 늘리고 소모사 48만 파운드, 방모사 3만6천파운드, 골덴텍스 상표를 단 복지 8만8천야드를 생산해냈다.

이중 골덴텍스 복지는 한국전쟁후 국내 시장을 휩쓸던 외제 양복지를 몰아냈고40년이 지난 지금도 국내 대표적인 브랜드 중의 하나이다.

대구공장은 당시에는 국내 굴지의 산업설비여서 고 李承晩 朴正熙대통령이 둘러봤고 대구공장의 직수는 선망받는 일자리였다.

또 제일모직 대구공장이 훗날의 삼성그룹 모태가 되면서 이 공장에서 일한 직원들은 상당수가 승진가도를 달렸다.

이에따라 대구공장은 삼성그룹의 엘리트들을 양성해내는 삼성 사관학교 라고까지 한때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집단으로 성장함에 따라 제일모직 대구공장의 무게는 그룹은 물론 제일모직 안에서도 점차 가벼워지고 급기야 올해부터는 6만여평의 공장이 정리당하는 비운을 맞게됐다.

현재 남아있는 것은 일부 가공설비와 창고뿐이며 그나마도 올 하반기에 구미공장으로 이전되어진다.

시제품을 생산하던 56년 9백95명에서 40년이 지난 지금 2백50여명으로 준 근무자 숫자가 제일모직 대구공장의 쇠락을 여실히 보여준다.

내년부터는 공장이 아예 사라지고 업무 판매 문화시설이 들어설 미래형 복합단지로 개발되게된다.

제일모직 대구공장은 1일 구미공장에서 대구공장과 구미공장의 통합식을 갖지만 본사 소재지는 여전히 대구 라며 통합식이 갖는 의미를 애써 줄이려하고있다.

그러나 막을 내리는 제일모직 대구공장 시대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다르다.

최근들어 삼성자동차 문제로 삼성그룹을 보는 눈길이 예전같지않다지만 제일모직 대구공장만큼은 지난 40년간 대구경제에 이바지한 일도 많기때문이다.

제일모직은 지난 94년 대구공장 지하에 제일모직의 성장과정을 담은 제일모직타임캡슐 을 묻었다.

제일모직은 오는 2054년 이 타임캡슐이 개봉되는 날 다시 기억 될 것이다.

〈許容燮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