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韓.美 통상마찰 3大 현안

"門더 열어라-열 만큼 열었다"

최근 韓國을 방문한 미키 캔터 美상무장관이 세일즈맨을 방불케 할 정도로 美國상품 홍보에 열을올리는 모습은 거대한 美國주식회사 의 실체를 실감케 했다. 특히 캔터 장관은 韓國에 대해 자동차 시장 개방을 위한 추가조치를 노골적으로 요구해 韓美간 통상문제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상기시켰다.

美國과의 통상관련 협상에서 韓國정부의 입장은 美측의 합리적 요구는 수용하되 부당한 압력에는 당당히 맞선다 는 것으로 정리된다.

현재 韓美간 통상에서 3대 현안으로 꼽히는 문제점들의 현주소와 전망을 사안별로 정리해본다.

작년 韓.美간 자동차협상 결과 채택된 양해각서의 이행상황에 대해 美國은 전반적으로 양호하다 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美國은 韓國의 수입자동차에 대한 현행 8%의 관세율을 추가 인하할 것을 계속 요구하고있다. 8%라는 관세율은 유럽 등 선진국 수준에 맞는 것이나 韓國의 경우 관세와 함께 교육세, 특별소비세, 지하철 공채매입 등 세금 위의 세금 이 덧붙기 때문에 수입자동차가 가격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 美측의 주장이다.

결국 韓國의 조세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관세율을 추가로 인하하는 길 밖에 없다는인식에서 美측은 관세율 인하에 가장 큰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지프형 승용차에 대한 지방세 감면조치가 올해부터 97년까지 단계적으로 철폐됨에따라 이를 둘러싼 韓.美간 마찰이 새로 발생할 소지가 높다.

작년 양국간 양해각서에 앞으로 수입자동차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조치를 취하지않는다는 이른바 스탠드 스틸 (stand still)조항이 포함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올해 이같은 조치가새로 발효된 것은 합의사항 위반이라는 美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우리측은 이 조치가 이미 지난 93년에 결정된 것으로 그 발효시기가 올해부터일 뿐이기때문에 작년 합의 이후 새로운 추가 조치가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 15일 워싱턴에서 열렸던韓.美간 통신협상은 결렬로 끝났다.

지금도 美측은 韓國통신기기 시장에서 사기업체들이 통신기기를 새로 구입하는 과정에서 韓國정부가 관여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통신협상에서 美측은 이같은 내용을 문서화해서 서면 형태의 합의문을 마련하자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대해 우리측은 민간기업의 통신기기 구매에 우리정부가 관여한 적도 없고 관여할 수도 없다는 주장으로 강경하게 맞섰다.

통신기기를 둘러싼 양국간의 갈등은 당분간 소강국면에 들 것으로 보인다. 美측은 최근 韓國에서통신사업 신규사업자가 결정됨에 따라 이들 사업자들의 통신기기 구매 상황과 행태를 관찰한 이후 다시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美國은 韓國의 수입식품 검역제도 개선과 관련 지난 5월 韓國을 이미 WTO에 제소해 놓은 상태다.

현재로서는 제소 후 2개월 시한인 내달 24일까지 美측이 분쟁해결절차를 위한 패널 설치를 요구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아직 그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나 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韓.美 양국이 韓國의 농산물 검역제도를 놓고 WTO에서 한판 맞붙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우리측으로서는 美측이 문제를 삼은 바 있는 국내 식품공전을 지난 4월 이미 개정했고, 수입식품검사와 검역, 통관과 관련한 제도와 관행을 여러가지 형태로 이미 개정했거나 개정할 계획을 갖고 있어 할만큼 했다 는 입장이다.

그러나 美측은 美國의 농산물 수출대상 국가 중 세번째로 큰 韓國시장 공략을 위해 WTO 분쟁해결절차 제소라는 전례없이 강도높은 조치를 통해서 앞으로 농산물 수출에서의 장애물 제거를 위한 사전포석을 둔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워싱턴.孔薰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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