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사이비宗敎의 근본문제

'아가동산'인란 사이비종교단체교주와 그 맹신자들이 추종자들에게 저지른 살인·린치·재산및임금착취 행각을 밝혀낸 검찰의 발표내용을 보면서 영혼을 담보로 한 사기극은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수준임을 느끼게 된다.

이같은 사이비종교 파동은 그 시작이 따로 정해진적이 없었다고 할만큼 최근들어 자주 말썽을 빚고 또 그 실체가 벗겨지면서 물의를 빚어온게 현실이다. 비근한 예로 지난해의 영생교사건만 해도 그 여진(餘震)이 아직까지 남아 이번 아가동산사건 수사가 한참 진행되는 그 와중에 경기도이천의 과거 영생교본부가 있던 야산에서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실종자 가족들에 의해 발견돼 충격을 한층 더해주고 있다. 또 지난 87년 오대양사건은 끝내 교주와 맹신자등 32명이의문의 죽음으로 비극적인 종말을 맞았지만 국민들에게 준 충격은 엄청났다. 그렇다면 이같은 사이비종교집단은 왜 이렇게 계속 생겨나며 또 해괴한 논리의 교리에 쉽게 빠져들어 목숨을 잃거나패가망신하는 추종자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을까.

이건 이번 '아가동산'사건에서도 그랬듯이 소위 영생(永生)과 지상천국의 실현이 바로 사이비종교가 던지는 미끼이고 현실사회에 소외된 계층의 상당수가 이 미끼에 쉽게 걸려든다는 점 때문이다. 거기다 선거때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무책임한 대처가 이들의 세확장을 부추겨온 바탕이 된것이다. 그래서 사회가 혼란스럽고 불안요인이 많을수록 이같은 사이비종교단체들이 태동하거나그 세(勢)를 확장해간다는게 종교연구가들의 분석이다. 그런데 지금도 전국적으로 이같은 의심이가는 사이비종교단체가 줄잡아 수백군데에 이른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지만 이를 단속할 단서를 찾기가 어렵기때문에 근절시킬수 없다는 얘기가 검찰 관계자들의 고백이기도 하다. 이번 '아가동산'사건도 벌써 수년전부터 이 단체에서 탈출해 나온 사람들의 진정이 청와대 검찰등 각계로빗발쳤으나 '종교'라는 특수성 때문에 실정법상 위법사실의 꼬투리를 잡기가 쉽지 않아 수사가늦어졌고 자칫했으면 그냥 묻힐 뻔했다는 것이다.

사이비종교에 한번 빠져들면 객관적인 판단의 기준을 잃고 모든걸 그 종교의 특수한 교리로 다스리기 때문에 엄청난 범죄도 의당 그러려니 여기면서 도덕성은 물론 죄의식마저 마비시키는 엄청난 해악을 끼쳐 결국 인간을 망가뜨린다. 이번 '아가동산'의 교주도 영생을 얻으려면 물욕을 없애야 된다며 추종자들의 재산과 임금을 착취했고 인륜의 단절을 내세워 부모와 자식 또는 부부간의고리를 차단했고 정욕단절을 핑계로 부부생활마저 금하도록 하며 레코드업계를 휩쓸고 농장을 키워 그와 그녀의 자녀들 생활은 호화의 극치를 누렸음이 밝혀졌다. 7세짜리 사내 아이를 그 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린치로 죽이는등 4명을 끔찍하게 살해했다는 검찰수사가 전해졌는데도 남은광신자들은 아직까지 교주를 맹신, 변명을 하고 있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사이비종교단체의 양산이나 그에 빠져드는 추종자들이 많다는건 사회병리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렇다면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이나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층은 사이비종교집단의 태동근거를 원천봉쇄할방도를 폭넓게 강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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