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6영화계 10대뉴스

①영화사전심의 철폐

②영화계 사정바람

③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성공

④저예산영화 제작붐

⑤신인감독 충무로 입성 러시

⑥PD출신 감독의 스크린 진출

⑦해외영화제 선전

⑧신인배우 공모붐

⑨'은행나무 침대''귀천도'의 흥행성공

⑩대종상파문

올 한해 우리영화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10대뉴스중 가장 큰 일은 단연 공륜의 영화사전심의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로써 일제시대부터 80년 이상을 끌어오던 영화에 대한 가위질이 사라지게 됐고 국가기관의 검열을 상징해온 공륜은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됐다. 무엇보다 영화 생산자들에게 창작력의 날개를 달아주었다는 데 의의가 크다.

또 하나는 영화계에 분 사정바람. 한국영화계의 '대부', 충무로의 '맏형'노릇을 하며 토착자본을지탱해온 합동영화사 곽정환대표와 태흥영화사 이태원 대표의 구속은 영화계에 커다란 충격을 던졌다. 이와함께 영화의 유통과 배급, 대종상영화제 비리등 우리영화계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음성적 부패구조가 드러났다. 일부 젊은 영화인들은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수 있다는점에서 환영했다.

또 지난 9월13일 부산에서 열린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계뿐 아니라 영상문화 전반에걸쳐 신선한 충격을 던진 사건이었다. 전국에서 모여든 영화팬들로 연일 장사진을 이루는 대성공을 거뒀다. 특히 영상산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대구로서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올해 특징중 하나는 저예산영화 제작붐이다. '내일로 흐르는 강''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시간은오래 지속된다''세친구' '악어'등 우리나라 평균 영화제작비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2억~4억대 영화들이 대거 제작됐고 또 관객들로부터도 호평을 받았다. 이와함께 '세친구'의 임순례, '악어'의김기덕, '유리'의 양윤호 '박봉곤 가출사건'의 김태균감독등 신세대감각을 가진 30대초반의 신인감독들이 대거 충무로에 입성한 것도 이례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드라마 연출을 하다충무로로 나선 감독도 많았다. 내년 1월 선보일 '체인지'의 이진석감독, '용병이반'을 제작중인 이현석감독이 PD출신이며 '모래시계'의 김종학PD도 '쿠데타'로 스크린 데뷔를 준비중이다.올해는 그 어느해보다 해외영화제에서 선전한 해. 80년 광주항쟁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 '꽃잎'이 아태영화제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등 굵직한 상을 휩쓸었고, 홍상수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은 밴쿠버영화제에서 용호상을, 박철수감독의 '학생부군신위'는 몬트리올영화제에서 최고예술공헌상을 받았다. 그러나 권위있는 4대 세계영화제에서는 참패해 중견감독의 분발을 촉구하는 계기가 됐다.

또 유난히 신인배우 공모가 많았던 해였다. '불새'의 김지연, '쁘아종'의 이수아,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의 양정지, '용병이반'의 김지혜, '똑바로 살아라'의 이정희등이 공모를 통해 스크린에 입문한 새내기. 이외 지난 4월 20일 미개봉영화 '애니깽'이 대종상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조연여우상등을 휩쓸어 대종상의 공정성 문제가 다시 파문을 일으켰으며 진부한 내용의 '은행나무 침대''귀천도'가대히트를 기록한 것도 올해의 10대 뉴스중 하나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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