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귀로 먹는 약

"자, 이리 와. 내가 너에게 이야기를 해줄게"

이 말만큼 다정스레 들리는 말도 없을 것이다.

"자, 우리 차나 한잔 합시다"

이 말에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나 나누자는 뜻이 담겨있다.

이처럼 이야기는 사람과 사람의 문을 열어줄 뿐아니라 새롭고 유익한 정보를 전하는 수단이 된다. 오늘날 인류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지식은 그 근원이 이야기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어려운환경과 싸워야 했던 원시인들의 경우, 수많은 경험을 이야기를 통해 다음 세대에 전해주었던 것이다. 이야기에 담긴 지식은 인류의 문명을 이어왔으며 발전시켜 왔다.

또한 이야기는 높은 예술적 기능과 오락적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옛날의 굿, 제사, 창(唱),탈춤 그리고 오늘날의 TV연속극에 이르기까지 이야기 아닌 것이 어디 있겠는가? 문학은 말할 것도 없고 음악, 미술, 무용, 종교등 가치로운 인간행위의 밑바탕에는 반드시 이야기가 들어있게 마련이다.

이와같이 이야기는 고도의 정신세계를 열어줄 뿐만아니라 보다 허용적인 인간관계를 형성시켜 준다. 그래서 이야기를 일컬어 '최고(最古)의 예술이자 최고(最高)의 교사'라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야기라는 이름도 '귀로 먹는 약'이라는 뜻에서 이어약(耳於藥)이 그 어원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먼저 온가족이 모여앉아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가진 집안은 틀림없이 평화롭다.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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