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한국당 분파행동 경고 파문-이회창대표의 대세 굳히기

신한국당내 이회창대표와 반이(反李)진영간의 대립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이는 12일 이대표가 대규모 특보단을 구성하며 대세굳히기에 들어간 데 이어 분파행동을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섬으로써촉발되고 있다.

이대표는 이날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미리 작심한듯 "김대통령이 분파적 행동을 경고하고 대표를중심으로 당이 단합돼야 한다고 말씀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면서 "아무리 임기말이지만대통령의 경고에 반발하는 것은 당인의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국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에 대표직 사퇴를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표직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과거에 예가 없고 다른 나라도 그런 일이 없다"고 대표직사퇴요구에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대표는 이날 박세환,안상수, 황우려, 김문수, 신영균,홍준표,임진출, 홍문종의원과 공천섭,최문휴위원장 등 특별보좌역 10명을 긴급하게 임명했다.

이들은 친이회창계열 인물들로 이대표 대세론세력의 일각이 수면위로 떠오른것이다.이로 인해 이대표는 고위 및 중간당직자들을 장악한데 이어 초선급 원내외위원장 10명을 당에 포진시킴으로써 당지도부를 더욱 자기중심으로 굳건히 했다.

이는 사실상 본격적인 세과시 차원으로 이제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지는 않겠다'식으로 여타 대선주자들의 비난에 개의치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인셈이다. 이대표가 대표취임 두달인13일을 앞두고 강공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겉으로는 15일 발족하는 정치발전협의회에 대한 사전경고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정가 일각에서는 이대표가 민주계중진들의 포섭이불가능하다면 강수로 이들과 나머지 민주계 인사들을 분리시키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있다.

이대표측의 한 관계자는 "시국을 수습하고 일부 대선주자들의 견제를 의식하다 보니 당도 장악하지 못했고 대세론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이미지 손상만 있다는 자체판단도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물론 정가에서는 지난 10일 부산방문때 민주계 인사들이 이대표행사와 같은 시간에 옆건물에서대규모 모임을 갖고 이대표를 노골적으로 공격했고 지난 8일 청와대 주례보고때 대통령의 분파경고발언을 놓고 이대표가 사주했다느니 혼자 말을 만들어 퍼뜨리고 있다는 식으로 이대표의 감정을 자극한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란 짐작이다.

어쨌든 이대표의 이같은 강경발언이 민주계의 분열을 재촉할지 아니면 민주계의 결속을 가져올지귀추가 주목된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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