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간냉동-영원히 살고싶은 인류의 꿈

미국의 한 회사에는 거대한 진공 플라스크 모양의 캡슐 속에 남녀 시체 2백여구가 안치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엄청난 돈을 이 회사에 기부하고 자발적으로 냉동상태에 들어갔다. 자신들이 걸린 질병을 고칠 수 있는 미래에 해동되어 새로운 삶을 얻기를 꿈꾸며 냉동캡슐 안에서 잠들어 있는 것이다.

'데몰리션 맨(Demolition man)'에선 엉뚱하게 쓰인 인간 냉동보존 기술을 보여준다. 다루기 힘든험악한 죄수들을 냉동시켜버린 것이다. 간수도 필요없고 탈도 안 생기고 생명유지 프로그램만 돌려주면 되는 냉동감옥. 게다가 죄수들은 고통도 없고 늙지도 않으니 그들에게도 나쁠 것은 없다.1950년 정자와 적혈구를 냉동액에 적셨다가 섭씨 영하 1백96도로 냉각하면 파괴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냉동보존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다. 1964년 미국의 에팅거 교수가 인간을 냉동시켜 보존하는 것이 가능하며 해동시키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주장을 펴면서 그를 추종하는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에팅거 교수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불사주의(不死主義) 협회를 만들어냉동보존을 희망하는 수많은 환자들의 후원으로 냉동보존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들에겐 죽음도 치유가능한 질병인 것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냉동보존기술은 물고기를 급랭하였다가 다시 살리기도 한다. 얼마전에는 미국캘리포니아대학에서 항온 동물인 개를 냉동시켰다가 다시 살리는데 성공했다.

냉동하는데 사용하는 방법은 세포조직이 냉동과정중에 손상되지 않도록 글리세롤 용액에 넣고 섭씨 영하 1백93도 정도로 급랭시키는 방법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과학자들은 냉동 캡슐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냉동기술이 뇌나 그밖의 조직 전체를 파괴하지 않고 냉동시킬수 있을 만큼 진보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냉동보존기술이 발달하여 영원히 살고 싶은 인류의 오랜 꿈이 이루어진다면 인류는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우리는 냉혹하지만 질서있는 만물의 세대교체라는 자연의 섭리안에서만 인류의 행복을 약속받을수 있다는 아시모프 박사의 충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정재승(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이론물리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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