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가 흩뿌린 1일 오전 8시30분 달서경찰서 앞마당. 50대 아주머니가 빗속을 아랑곳않고 경찰호송차를 맴돌며 통곡하고 있었다. 속칭 월배파 조직원으로 구속된 김모군(16)의 어머니 전모씨(59).
"공부 열심히 하고 있는 내 아이가 어떻게 조직폭력배란 말입니까"
김군이 엇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중2였던 지난 95년. 경비용역회사에 다니던 아버지(62)가 어머니의 병 뒷바라지를 하느라 생활비가 모자라 학교를 자퇴하면서부터이다. 김군은 초등 5년때 새벽에 신문배달을 해 생활비를 벌었고 중1때까지 성적이 반에서 20등 안쪽에 들 정도로 모범생이었다.
학교를 그만둔 김군은 동네에서 또래의 자퇴생들을 만났고 '월배파' 윗조직이라는 선배 몇명도알게됐다. 폼 잡고 다니는게 좋아 몇번 음식점을 돌며 공짜 음식도 먹었다고. 그러나 김군은 동네형들이 시킨 포장마차 일이 힘들어 지난해말 조직을 탈퇴, 돈을 벌러 대전으로 갔다. 그러나 식당주유소 일이 어린 김군에게 힘들기는 마찬가지.
이런 김군에게 낭보가 들렸다. 어머니의 병이 완쾌됐으며 학교에 다시 다닐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던 것.
올초 복학한 김군은 공업계 고교라도 진학하려고 공부 잘하는 친구를 사귀었다. 선생님설명이 이해하기 힘들면 틈틈이 친구에게 물어 배웠다. 경찰서에서 김군은 "월배파란말은 들어보지도 못했다"며 "잠깐 조사만 하면 된다고 해서 왔는데…"라며 울먹였다.
김군이 월배파 조직원이라며 붙잡힌 지난달 23일 김군의 단짝(14)은 김군을 "매우 착한 친구"라며"오늘 학교에 안왔던데 무슨 일이 있느냐"고 궁금해 했다.
김군에게 현재 주어진 것은 싸늘한 수갑과 하루빨리 자퇴서를 내라는 학교의 통보.호송차가 떠나자 김군의 어머니 전씨는 끝내 자리에 주저앉았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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