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금융100년(25)-대동은행(4)

95년1월 조성춘행장의 중도사퇴에 따라 노조를 중심으로 은행장 추대서명작업이 전개됐다. 노조는 △전국은행 전무 이상을 역임했고 △강력한 내부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인사를 후보요건으로제시했다.

2월27일 은행장 추천위원회는 김연조 외환신용카드회장을 신임행장 후보로 추대했지만 은행감독원에 의해 승인이 거부됐다. 김씨가 외환은행 재임시 한국통신 주식매각 수탁업무 부당취급 사건과 관련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우여곡절 끝에 2월14일 열린 두번째 행추위 모임에서 현 행장인 허홍 당시 한일시스템(한일은행자회사) 사장이 후보로 추대됐다.

허행장은 당시로선 뜻밖의 인물이었다. 그는 노조가 제시한 전국은행 전무 이상 역임 요건을 갖추지 못해(한일은행 상무를 중임했음) 당초 후보 물망에 오르지 않았었다. 그러나 대구 출신의 전국은행 중역 경력을 지닌 외부인사를 찾던 끝에 행추위와 노조가 전국은행 상무 이상 역임으로조건을 낮추기로 내부의견을 정리함으로써 그는 2월21일 주총에서 3대 은행장으로 선임되기에 이르렀다.

취임 후 허행장은 영업력 강화를 강력히 추진하며 대대적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오전6시30분 신규점포 후보지를 돌아보고 출근전에도 영업점을 수시 점검하며 하루 3곳 이상 거래처를 방문했다. 느슨한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강행군의 연속. 앓는 소리와 "이제야 은행다워진다"는 평가가 함께 나왔다.

취임전 2조6천8백억원이던 총수신이 95년말에는 3조7천억원으로 불어났다. 업무이익 2백24억원,당기순이익 60억원도 냈다. 많은 사람들이 허행장의 가장 큰 업적으로 적자를 흑자로 전환하고영업력을 확대한것을 꼽는다.

그러던 96년2월17일 대동은행 구미지점이 보관중이던 한국은행 당좌수표 백지용지가 분실돼 누군가가 한국은행 구미사무소에서 9억원을 인출해가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은 아직 미제로 남았지만 대동은행과 한국은행 모두 과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동은행이 피해 전액을 책임져 뒷말을 남겼다.

같은달 공익통장인 '독도사랑통장'을 판매해 두달만에 1천3백67억원의 수신고를 올리는 성과를거뒀다. 중소기업 지원을 인정받아 허행장이 현직 은행장으로서는 최초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6월 홍콩사무소를 마련, 해외진출의 터전을 마련했으며 그동안 주식시장 상황 때문에 수차례 연기돼 온 주식의 직상장이 성사된 것도 빼놓을수 없다.

96년에는 업무이익 5백20억원, 당기순이익 70억원을 실현하는등 2년연속 흑자를 냈다. 그러나 배당을 전년에 이어 1%%밖에 못해 주총때 주주들의 반발도 있은 한해였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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