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 속의 과학-인디아나 존스

"백인 우월주의" 서양인들은 오랫동안 동양의 문화에 대해 신비 라는 수식어를 붙여 왔다. 그것은 서양인들이 처음 동양의 문명을 접했을 때 느꼈던 낯설음에 대한 경배일 수도 있다.

콜럼버스가 미지의 땅 인도를 향해 목숨을 건 탐험 길에 올랐을 정도로 서양인들은 동양에 대해일종의 환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환상은 탐욕스럽다. 그들에게 동양은 신세계이자 문화적 보고(寶庫)이면서 동시에 약탈과 침략의 대상이었다. 동양에 대해 사용하는 신비 라는 수식어뒤에는 그들의 탐욕과 백인우월주의가 숨어있었던 것이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보면 교묘한 미국의 제국주의적 편견을 읽을수 있다. 잃어버린 성궤를 찾아서 는 존스 박사가 나치들에 맞서 남미의 보석 과 중동의 성궤 를 찾아가면서 벌이는모험담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남미나 중동의 보물을 발굴해서 미국 박물관에 갖다 놓든,독일박물관에 갖다 놓든, 모두가 똑같은 도둑질일 뿐이다.

제2편 인디아나 존스 역시 무대가 중국과 티베트로 바뀌었을 뿐 서양인들의 약탈이 신나는 모험으로 미화되어 있다. 영화를 만든 스티븐 스필버그의 눈에 비친 동양은 보물이 숨겨져 있는 환상과 모험의 장소일 뿐이다. 서구인들은 끈질긴 탐색과 추적을 통해 보물을 찾아내고 약탈해 간다.그것이 바로 콜럼버스의 꿈이 아니었던가.

서양인들은 동양의 문화를 신비하게 느끼고 있듯이 동양의 과학이 외계인들의 것일지도 모른다는주장을 하고 있다.

서양인들은 뉴턴과 데카르트 이후 합리적인 이성으로 구축한 현대과학이 수천년전의 고대 동양문명을 설명할 수 없다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왔다.

이들은 열등감을 숨기기 위해 동양의 문명은 외계인들에 의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이라고 치부해 왔다.

그런데 첨성대가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고대 천문대이기 때문에 외계인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서양인들이 주장한다면 그 얘기를 듣는 우리의 마음은 어떨까.

정재승〈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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