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내분 소강국면

신한국당 내분이 대구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시적 소강국면을 보이고있다.

이회창(李會昌)대표진영은 전당대회를 대역전의 계기로 삼는다는 전략아래 이한동(李漢東)고문을새 대표로 내정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고문도 김윤환(金潤煥), 이수성(李壽成)고문을 잇따라 만나는 등 이대표체제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이회창으로는 안된다'며 후보 교체론을 주장하고 있는 비주류측의 전의도 만만찮다. 다만 결전의시기를 전당대회 이후로 미뤘을 뿐이다. 비주류측은 전당대회 이후에도 이대표의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후보사퇴론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조성되고 있는 당 내분이 진정되고 있는 듯한 분위기는 일전(一戰)을 위한 일시적인 휴전상태라는 것이다.

주·비주류측이 벌이고 있는 이같은 내분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민정·민주계가 제 갈길을 가기위한 수순을 밟고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있다.

주류측은 이날 당무회의에서 집단지도체제로의 변경 등을 골자로 한 당헌·당규와 정강·정책개정안 등을 별다른 논란없이 통과시키는 등 차질없는 전당대회 준비를 진행시켰다. 또 '약속을 지키는 이회창'이라는 후보슬로건을 확정짓는 등 후보교체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대표는 전날에 이어 27일에도 영남과 충청권 초선의원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후보사퇴는 있을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주류진영에 편입된 이한동고문의 적극적인 행보도 당내분위기 진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고문은 이날 김윤환고문과 조찬회동을 가진데 이어 이수성고문과도 만나 협조를 당부했다. 이고문은 김고문에게 대구 전당대회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김고문은"정권 재창출을 위해 민정계와 민주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수성고문은 '당분간 당무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덕룡(金德龍)의원도 27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으면 지지율을 높이기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먼저 단합해서 모든 것을 당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비주류측의이대표 흔들기를 비판했다.

이날 비주류측에서는 서청원(徐淸源), 이재오(李在五), 권정달(權正達)의원 등 경선당시 이수성고문을 지지했던 의원 17명의 조찬모임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서석재(徐錫宰)의원등이 물밑에서 주류측의원들과 접촉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만 포착됐다. 이날 모임에서 이들은 "당을 이렇게 만든 사람들이 당을 떠나야 한다"며 주류측의 강경방침을 공박하면서도"전당대회 전후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숨을 고르는 모습도 노출했다. 전당대회이후 결전에 앞서 당 분열의 책임을 피하려는 명분쌓기 측면이 강하다.

또 이대표를 분명하게 지지하거나 노골적인 반이경향을 보이지 않고 있는 중도적 입장에 있는 서훈(徐勳), 이명박(李明博), 이강두(李康斗)의원 등 당내 초·재선의원 17명도 한자리에 모였다. 26일 저녁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모인 이들은 "이대표로는 대선승리가 어렵다는 데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고 한다. 반수 이상이 이대표의 용단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조했다고 한다.다만 전당대회까지는 이대표에게 협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데는 비주류측과 입장을 같이했다.

〈徐明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