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태국이 차왈릿 용차이윳 총리를 사임시키는등 고단위 처방을 하고있으나 여전히 사태수습의 실마리를 찾지못하고 있다. 태국 연립정부는 취임11개월째인 용차이윳을 희생물로 삼아 전수상인 프렘 틴술라논다, 연정 제2세력인 차티차이 춘하반, 민주당 당수 추안릭파이등 다수의 인물을 거론한 끝에 결국 추안을 새총리로 발탁했으나 지금 상태로서는 어느 누가 지도자가 되든 전혀 위기를 극복할 수 없을 것 같다는데 문제가 있다.
태국통화인 바트는 7월초 달러당 25바트에서 최근에는 41바트를 훌쩍 뛰어넘었다. 주식시장은 8년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부패와 비능률, 정경유착으로 얼룩진 현재의 분위기에서 태국경제가 조금이라도 회생할것이라고 기대하는 경제학자는 아무도 없다. 사임한 용차이윳총리도 취임당시 "경제를 살리지 못한다면 어찌 정치인이라 할수있겠느냐"고 큰소리쳤지만 얼마지나지않아 매표(買票)가 성행하고 돈으로 정치하는 이같은 정치풍토하에서는 순수한 정치인을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실토했다.
신임 총리로 지명된 추안 릭파이도 그의 정치생명이 얼마나 지속될지 의문이다. 새선거법에 의거,내년초 총선이 실시되는데 이러한 정치일정이 오히려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것은 뻔한 일. 더구나 그동안 당선된 관료들이 경제를 마음대로 주물러온 나쁜 관행때문에 자유경제체제는 점점 멀어지고있다.
1932년 입헌군주제가 도입된 이후 태국에서 민주주의라는 것은 사실상 '나눠먹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개헌과 쿠데타의 연속이었다. 어느 정부도 4년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서 하차해야했다. 지난달 싱가포르의 이광요 전총리는 태국을 이번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몰아세우면서 뼈있는한마디를 했다. "대부분의 태국지도자들과 야당지도자들은 사익(私益)을 위해 금융기관과 은밀한관계를 맺고있다. 그래서 그들은 금융기관을 의도한대로 움직일수 없으며 더이상 정부의 어떤 정책도 먹혀들지 않는다"고.
사태가 이쯤되면 억울한 것은 용차이윳 쪽이다. 그는 "현재의 경제위기는 나때문에 일어난 것이아니다. 전임자도 책임져야한다"며 지난해 11월 총리자리에 오를때부터 이같은 문제는 이미 만연해 있었다고 항변하고있다. 태국에는 지난 수십년간 엄청난 외국자본이 투입됐다. 연간 8%%의경제성장을 이룩하며 아시아의 용(龍)으로 급부상했으나 지난해부터 성장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악성부채가 불어나면서 대외신용도도 급격히 떨어졌다. 태국경제의 취약성을 눈치챈 외국자본가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고 바트화는 평가절하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과정속에서도 용차이윳은 연정이라는 한계때문에 경쟁당의 반대에 부딪쳐 독자적인 정책을 수립할수 없었다. 경제를 치유하기위한 전문인력은 채용조차 하지못했다. 그런데도 내부정치분열은 계속되고있고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1백70억달러의 자금지원을 받았으나 정부는 이를효율적으로 운용할 능력마저 잃고있다.
국제전문가들은 "태국이 회생하기위해서는 더많은 국제원조가 필요하다"며 이미 자생력을 상실했다고 단언하고있다. 동남아 맹주를 꿈꾸던 태국이 이제 '절름발이'로 전락, 기사회생을 시도하고있으나 온갖 외세의 간섭을 받아가며 헤쳐나가야할 앞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 〈尹柱台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