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말로만 위기... 씀씀이는 큰손

"침몰 경제... 함께 세우자(1)-절약정신 실종"

국민소득 1만달러의 장밋빛나라가 OECD가입 1년만에 IMF 구제금융을 받는 나라로 전락했다. 이제 누구탓만 하고 있을수 없다. 패배감과 무력감에서 벗어나 모두가 팔을 걷어 붙이고 다시한번시작해볼때다.

3억원이 넘는 롤스로이스가 올해 국내서 2대나 팔렸다. 지난해 1대도 팔리지않던 차가 경제가 어렵다 못해 최악이라는 올해 2대나 팔린것이다. 이를 구입한 이들이 뜻밖에도 '눈만뜨면 어렵다'는중소기업사장이었다.

이틀전 케이블 TV의 한 쇼핑채널에 '1천만원 짜리' 다이어몬드를 한정판매하자 순식간에 몽땅팔렸다. 여기에 그치지않고 이를 구하려는 전화가 빗발쳐 방송사가 곤혹을 치렀다.한국경제가 한치 앞을 내다볼수없는 벼랑에 내몰려도 이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것이다. 실질위기와 체감위기가 이처럼 차이가 있는것이다.

원화의 평가절하로 소득 1만달러가 무너질 위기를 맞고있지만 한번 늘어난 소비행태는 좀처럼 줄어들지않고있다.

해외여행 러시나 에너지를 물쓰듯 하는 풍조도 여전하다. 올들어 9월말 까지 여행수지적자는 24억 6천만달러에 달한다.

사치호화제품 수입도 줄지않고있다. 10월만 하더라도 오디오세트 수입은 전년동기에 비해 1백54%% 늘었고, 스키용품 수입도 20%% 초대형 냉장고 수입도 15%% 늘었다. 보석및 귀금속제품의 수입도 증가추세다.

에너지 소비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중 가정·상업부문에 에너지 소비는 같은 기간에 비해 29%%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를 물쓰듯하고있는 셈이다.백화점의 백만원 가까이 하는 스웨터를 판매하는 수입매장에는 주부의 발길이 끊어지지않고 고가의 옷가게는 계산대에 고객들로 붐빈다.

오죽하면 한국에 들른 베네통 사장은 " 한국은 일본보다 더 좋은 시장이다 " 며 " 한국에서의 성장률이 유럽이나 일본보다 서너배 높다 " 며 웃음을 참지못할까.

입사하자마자 준중형 자동차를 구입하는것이 보편화된 신세대직장인들. 해외 안나가면 세계화에뒤떨어진다며 해외로 떠나는 주부. '아파트 자재가 고급스럽지않다'며 멀쩡한 새바닥과 벽 싱크대까지 뜯어내야 안목있는 주부로 통하는 현실. 해외에서 공부를 해야 알아주는 교육과소비. 모두국민소득 2만~3만달러의 소비행태들이다.

우리보다 소득이 많은 미국은 어떤가. 주부들은 ' even 1 cent ' 를 입에 달고있다. 1센트라도 싼곳을 찾아가서 물건을 구입하고 할인 쿠폰하나라도 버리지않고 물건구입할때 사용한다. 먹다남은닭날개 한쪽이라도 포장해서 집에 가지고온다. 버리는 법이 없다. 쇼핑을 해도 우리처럼 줄줄이차를 몰고가지않는다. 시간이 있는 주부 한사람이 차를 몰고 다른 주부의 쇼핑도 함께해준다. 바쁜주부의 시간도 절약하고 휘발유사용도 줄이려는 것이다.

올해 멕시코를 나녀온 대구경북개발연구원 유종탁원장은 " 멕시코는 무너진 경제를 되살리기위해화장지의 끊어지는 길이까지 줄이며 처절한 경제살리기 노력을 하고있다 " 며 우리도 절약하면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낼수있다 했다.

〈金順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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