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급생 시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선배들의 몽둥이 찜질과 담배 심부름이었다.
야구부에 들어가자마자 선배에게 심하게 맞은 것이 10년 계획을 세운 계기가 됐지만 이후 매질당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되고 말았다.
거의 매일 얻어맞아 엉덩이는 늘 만신창이여서 "무슨 방법이 없나" 머리를 굴린끝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팬티에 오징어를 겹쳐댄다는 것이었다. 일단 마른 오징어 5마리를 구해와 다리와 머리를 떼어내고 몸통만 남긴다음 어머니한테 부탁해 팬티 5장에 겹쳐 꿰맸다.다음날 이 특수팬티를 입고 학교에 가니 아니나 다를까 또 집합이 걸렸다. 과연 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엎드리고 있으니 야구방망이가 엉덩이에 날아들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고통은 반이하로 줄어든 반면 "철썩"하는 음향 효과는 더욱 생생해 때리는 사람도 훨씬 쾌감을 느끼는 표정이었다.
나는 원래 맷집도 좋았지만 이 오징어 특수팬티 덕분에 한결 수월하게 매질을 견딜 수 있었다. 그렇지만 매일 오징어를 엉덩이에 달고다녀 얻은 습진은 아직까지 나를 괴롭히고 있다.담배 심부름도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당시 중학생이었지만 2학년 이상인 야구부원들은 대부분이담배를 피웠다. 그러나 담배가 귀한 시절 학생들이 담배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선배들은연습이 끝나면 우리들에게 담배 꽁초를 주워오라고 시켰다. 특히 시민야구장이나 동대문구장등에서 경기가 있는 날은 황금어장(?)이었기 때문에 하급생들은 시합이 끝나면 즉시 운동장 밖으로 달려가 쓰레기통을 뒤지는게 주임무였다.
때로 꽁초를 찾다 찾다 없으면 관중들에게 "담배 한 개비만 주세요"라고 부탁하다 "건방진 놈"이라며 뺨을 얻어맞기도 했다. 〈정리.許政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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