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금융실명제는 그 이론대로라면 돈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전체가 그야말로 투명하게되는 순(順)기능이 많다. 그 성공사례가 미국이 아닌가 싶다. 이 제도의 근간은 신용과 '정직한 돈흐름'에 있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현금보다 신용카드 개인수표로 일상적 거래결제를 하고 있다. 돈은 은행에 맡겨뒀으니 급한 경우가 아닌한 거액의현금을 만질 기회가 없다. 우리 관광객들이 1백달러짜리를 지갑에 가득 넣고다니며해외에서 물쓰듯 하는 걸 보고 그들은 의아해 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다. 저소득층 미국인들 상당수는 한평생 1백달러짜리를 한번이라도 만져보지도 못하고 세상을뜨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은행에서 체크되지 않는 현금을무척 선호한다. 한국인 관광객들의 팁도 그 범주에 속했다. 이런 투명한 사회를 만들 금융실명제가 우리나라에서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지하자금' 범주에 속하는 '검은 돈'이 그 출처 추적과 과세를 겁내 아예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다급해지면 찾는 사채시장에서조차 검은 돈은 그 모습을 나타내기를 꺼리고 있는 현실이다. 이 돈의 규모가 30조니 70조니 설왕설래될 만큼 큰 액수이고우리 금융흐름에서 동 튼捐┒ 나타나면서 급기야 기업 연쇄부도의 부작용을 초래한 한 원인이기도 했다. 이같은 지하자금의 생리는 나라살리기 금모으기 운동에도나타나고 있다. 지금 외환위기를 타개하자는 금모으기 대열에 돌반지·결혼반지까지 나오지만 약 60억달러어치로 추정되는 5백g 또는 1㎏짜리 금뭉치인 골드바는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괜히 갖다냈다가 신분이 노출되고 출처시비에 휘말리면서결국 소유주의 재산에 대한 세무조사까지 우려되기에 아예 눈감아 버리고 있는 것같다. 그들인들 국난을 모를리 없고 이에 동참할 생각이 없는건 아닐 것이다. 문제는 이 골드바를 쾌척할 분위기를 여하히 마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슬기로운 '골드바 창구' 마련도 생각해 볼 계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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