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는 우리 시대의 살아있는 신화다. 그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빈곤극복이라는 대명제를 해결한 소탈한 지도자로 기억되고있다.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흉탄에 쓰러진 아내를 잊지 못하는 로맨티스트, 미국을 상대로핵개발의지를 꺾지 않았던 당당한 기상의 민족주의자, 재벌을 마음대로 '요리'했던 힘있는통치자. 최근들어 일어난 박정희신드롬은 이러한 박정희시대의 카리스마가 문민정부의 '총체적 무능력'과 극한 대비를 보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나 '신화' 뒤에는 '고통'이 있게 마련이다. 다만 '자기최면'으로 그 고통을 보지 않으려는 대중의 심리때문에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한국정치연구회는 그 박정희와 그 시대를 비판적으로 연구한 '박정희를 넘어서'(푸른숲 펴냄)를 내놓았다. '넘어서'라는 제목은 미래를 상정한다. 환상과 집착에서 벗어나 정확히 한시대를 분석, 평가하자는 뜻으로도 보인다.
박정희 개인의 치적으로만 회자되고 있는 '한강의 기적'. 그러나 그 뒤에는 누가 있었던가.서문은 "밤낮없이 돌아가는 미싱과 컨베이어벨트에 몸을 맡기고 밀려드는 졸음을 쫓으려 타이밍(각성제) 알약을 먹으면서도 '풍요의 상품'을 만들었던 노동자가 있었다"고 적고 있다.'박정희를 넘어서'는 모두 4부로 나뉘어져 있다. 제1부 '박정희, 그 신화의 진실은 무엇인가'에서부터 2부 '민주주의의 파산과 반체제 운동', 3부 '한강의 기적, 그 빛과 그림자', 제4부'대외관계, 종속과 밀착의 새로운 시작'까지.
1부에선 복고주의로서 박정희신드롬이 등장하고 확산됐던 과정을 추적, 원인을 살피고 2부에선 박정권의 독재와 거기에 따른 저항을, 3부에선 이른바 '개발독재'라고 불리는 박정권의산업화 논리를 다룬다. 또 4부에선 한·미, 한·일관계를 집중적으로 살피면서 박정희가 '민족주의자'로 추앙되는 근원을 찾는다.
이 책은 '죽은 박정희'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삶을 규정하고 있는 현상에 대한 경고를 결론으로 삼고 있다. 단순한 향수나 모방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국내외적으로 격변의 시기인 박정희시대를 고찰해, 그 시대에 관한 논쟁점인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세계체제와 국가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 PC통신 및 인터넷의사이버공간까지 확산되는 '상업적' 박정희 신드롬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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