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급우가 만든 '사도(師道)장학금', '폐지(廢紙)장학금'이 경제난에 고통받는 학생에게용기를 주고 있다.
신학기를 맞아 대구 영남고의 교장과 교사들에게 큰 걱정이 생겼다. 실직, 부도등 생활난으로 신학기 공납금을 못낸 학생들이 많아진 것이다. 사정이 뻔한데 공납금을 내라고 독촉하는 것은 부질 없는 일. 절망에 놓인 제자들을 나몰라라 할 수 없어지갑을 풀기로 했다. 교직원 88명 모두 뜻을 모아 '사도(師道)장학금'을 마련키로 했다. 16일 교직원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예정.
이미 이 학교 기독 교사들은 지난 85년부터 용돈에서 한 두푼씩 모아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있다. 이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14명(3백84만여원). 작은 정성이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성실히 살고 있는 최태룡군(17-2년)은 장학금을 두 번 받았다. 최군은 "열심히 공부해서 선생님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12일 오전 영남고 빈 교실.
8명의 학생들이 모아둔 폐지, 빈 캔 등을 박스에 주워 담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소년가장인 최종헌 군(17.2년)은 자신도 어려우면서 친구돕기에 나섰다.
최군은 "함께 공부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모은다"며 빙긋 웃었다.
'폐지장학금'의 재원은 교무실, 교실, 운동장 등에서 주워 모은 재활용품이다. 수익금은 한달에 10만원 안팎. 지난해 형편이 어려운 친구 한명에게 학비를 보태줬고 인근 대구성노원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용돈 31만원도 전했다. 이달에도 한 친구에게 장학금 30만원을 전달할계획. 폐지에서 사랑이 꽃피고 있는 셈.
주갑은교장(60)은 "큰 돈은 아니지만 정성이 값지다"며 흐믓해 했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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