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트DJ 당권경쟁가열

정계개편의 방법 및 시기 등을 놓고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에 표출돼왔던 갈등기류가 국민회의 내부로까지 번지고 있다. 게다가 이같은 기류 이면에는 당권경쟁 양상까지 깔려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당내갈등을 초래했던 당사자는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김상현(金相賢)고문이다.조대행은 31일, 서울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고문이 하루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뜻임을 전제로 15대국회 의석구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힌 것에 대해 "당사자에게 가서 물어보라"고 반문, 사실상 당론이 아님을 못박았다. DJ가 없는 당에서 최고위직을 맡고있는 자신이"자발적인 입당에 의한 정계개편은 가능하다"는 식으로 수차례 공언해온 것에 정면배치된 것인 만큼 불쾌하다는 표정까지 목격됐다. 이같은 심기는 김고문이 자신의 발언내용에 무게를 싣기 위한 것인듯 김대통령의 뜻임은 물론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와의 회동을 통해 합의된 사안이란 점을 누누이 강조했었다는 측면에서도 짐작된다.

때문에 조대행은"우리는 시종일관 인위적으로 정계개편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나 정치인들이 소신에 따라 들어오겠다는 것을 막는 것은 민주적 태도가 아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던 것이다.

그러나 김고문은 조대행의 간담회 소식을 듣고 난후에도 "김대통령을 만나지는 않았지만 아마 나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감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 조대행이 DJ의중을 잘못 읽고 있다는 쪽으로몰아갔다. 조대행에 대한 견제심리까지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즉'포스트 DJ'를 겨냥한 당권경쟁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김대통령이 지난 대선당시 당선될경우 당권을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던 만큼 어떤식으로든 당지도체제 문제는 정리돼야 할 잠복현안인 셈이다. 더욱이 김고문은 당 대선후보로도 출마했던 비주류의 리더격이다.실제로 조대행측도 김고문의 잇단 돌출발언의 배경 등을 두고 긴장하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까지포기하고 당에 남기로 한 그로선'대행'이란 꼬리를 떼고 명실상부한 집권당 대표로 자리잡을 수있기를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당권경쟁 조짐까지 내비치면서 정계개편 정국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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