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해남씨(31.대구시 북구 복현동)에겐 버스에서 내려 웃으며 학교로 향하는 학생들의 모습을보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3년전인 95년 4월28일 상인동 영남고 네거리 가스폭발사고. 그 참혹한 현장에서 울부짖던 어린 학생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속에 쟁쟁하기 때문이다.당시 121번 버스운전사였던 임씨는 그날 오전 7시48분쯤 화원쪽에서 대구방향으로 가던중신호대기를 하다 갑자기 복공판 세례를 받았다. 한 개의 무게가 2백80㎏. 3개의 복공판이 떨어졌지만 버스 천장은 용케도 무게를 버텨줬다. 천장이 내려 앉지 않아 버스에 탔던 90여명의 목숨은 모두 무사했던 것.
"당시 불타던 버스의 사진이 지상에 보도됐었죠. 바로 그 버스가 제가 몰았던 차량이었습니다. 학생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나자 바로 화염에 휩싸였죠.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당시 상황이 시민들에게 빠르게 전달되지 못했던 점이 가장 아쉬웠다는 임씨는 언론의 보도에 유감을 표시하기도.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이 바로 유포됐었죠. '121번 시내버스가 전소돼 운전자와 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방송보도를 접하고 아내가 실신했을 정도였으니까요"임씨는 사고 당시 버스승객은 물론 부근의 부상자까지 구조해 건설교통부장관상까지 받고96년에는 대구시청 청원경찰로 특채돼 지금까지 성실히 근무하고 있다.
『억울하게 간 1백1명의 목숨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살아남은 사람들의 몫』이라는 임씨는 『상인동참사를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구조활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깨달았다』고 전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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