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란 먹고 살만한 자들의 배부른 취향이라고 한다. 따라서 경제가 위축되면 제일 먼저 문화부분이 타격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한다.
아닌게아니라 나라의 경제가 기울어지면서 각종 공연장은 썰렁해지고 서점의 책은 먼지만쌓이며, 좀 수준이 있다 싶은 문화창출업체들이 된 서리를 맞기 시작했다. 정부나 기업들도무슨 법전에라도 적혀있는 양 문화비 삭감을 당연시하고 총예산에 대한 문화비 비율 1%이상 어쩌고 하는 주장도 감히 얼굴을 못 내밀 지경이 되었다.
이에대해 문화를 사랑하는 일부 인사들은 문화를 시장경제 차원에서 논의하기도 하여 스필버그 영화 하나가 현대자동차 수십만대의 판매이익과 맞먹는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하였다.물론 전혀 일리가 없는 주장은 아니나 문화를 시장경제 논리로만 풀어서는 문화가 장려되는것보다 훼손되는 쪽이 더 많다.
문화는 비교컨대, 살아있는 나무와 같다. 300년된 나무가 있다고 하자. 수분공급이 차단되거나 병이 들어 그 나무가 고사했다면 다시 그 만한 나무를 얻을 길은 단 한가지 외에는 전혀없다. 다시 300년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인류사에 엄청나게 뿌리깊은 문화들은 알고 있고 또 그것이 고사되고 명맥이 단절된 실례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맥이 끊긴 문화는 쓰러진 경제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 2차대전으로 붕괴된 독일과 일본의 경제가 몇십년도 안되어 다시 눈부시게 살아났지만 명맥이 끊긴 조선시대 노동요(勞動謠)하나도 온전히 복원시킬 수가 없는 것이다. 문화는 살아있는 나무와 같은 것이기에 위기에 처할수록 한번더 살펴보는 애정이 필요하다. '경제전쟁의 승패는 결국 문화가 좌우한다'는 세계석학들의 예견이 맞는지 틀리는지 기다려보는 것은 그 다음 일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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