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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丹靑) 풍경 소리 날라간 추녀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둥주리를 마구 쳤다. 큰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玉座) 위엔 여의주 희롱하는 쌍용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올렸다.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만 푸르른 하늘 밑 추석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 패옥 소리도 없었다. 품석(品石) 옆에서 정일품 종구품 어느 줄에도나의 몸둘 곳은 바이없었다.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봉황새야 구천(九天)에 호곡(呼哭)하리라" 한국의 전통의식과 민족의식을 서정적으로 노래한 시 '봉황수'(鳳凰愁)는조선시대에 주권을 행사한 최고지배자와 식민지시대의 지식인을 대비해 피지배자의 시대적고통과 비장감을 표출하면서 궁전 건축미의 몇 가지 요체를 예각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향토(영양)가 낳은 지조와 저항의 시인이요, 학자.교육자.정치평론가로도 일세를풍미했던 조지훈(趙芝薰, 본명 東卓, 1920~1969)이 5월 17일 30주기를 앞두고 오랜만에 다시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시인협회 시인 2백여명은 5월 10일 경기도 마석에 있는 묘소를 방문,그의 시를 낭송하고 그의 삶과 시에 대한 발표회를 가지며, 문예지에 시세계가 재조명되기도 한다. 세칭 '청록파'(靑鹿派) 시인의 한 사람인 그는 이미지를 아끼고 우리시의 전통적 운율을 절묘하게 구사하면서 현대시를 새롭게 살려냈을 뿐 아니라 시대적.민족적 이념에투철한 지사적 풍모의 지성인으로 숭앙받았다. 경제난국의 우울하고 긴 터널 속에서도 권력 쫓기에 눈이 어두운 정치인들이 마치 철새들처럼 이합집산하는 정치풍토를 바라보는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이런 때에 준열한 역사의식과 현실의식, 한결같은 지조로 일관한 시인이 돋보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작고한지 30년만에 다시 시인 조지훈이 높이 평가되는것도 이런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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