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소속 학생들이 3일간 서울시내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31일 경찰관을 납치하는 등 여전히 과격한 행위를 자제하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하철을 이용한 시위를 벌이던 학생 30여명에게 납치된 경찰이 전동차 안에서 1시간이나 끌려다니다가 전동차가 정차할 때 탈출했다지만 씁쓰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찰은 한총련 출범식과 서울시내 가두집회 과정에서 모두 5백19명을 연행, 이중 47명은 이날 구속하고 51명을 즉심에 넘긴 상태지만, 집행부 간부와 대의원 1천1백여명중 29일 집행부 선출투표에 참가한 6백75명을 모두 이적단체 가입 혐의로 사법처리할 움직임이다. 이미명단이 확보된 1백28명을 수배하는 한편 나머지에 대해서도 PC통신 ID 등을 추적, 명단을확보하는대로 모두 검거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학생운동도 앞으로는 달라지지 않으면 안된다. 과거처럼 독재정권에 항거하던 시대에는 시위의 과격성이 어느 정도 용인됐지만 지금은 시위문화도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파출소를습격하고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쇠파이프를 동원하는 시위는 구시대의 유물로 청산돼야만한다. 다중의 힘을 빌리면 국가 권력의 상징인 공권력까지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며, 국민들에게 혐오감만 안겨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학생운동은 일제때 항일민족운동에 연원을 두고 있으며, 4·19혁명과 반군사독재 투쟁, 광주5월항쟁 등을 거치면서 민주세력의 중추로 자리잡아왔으며, 그 발자취도 뚜렷하다. 그같은공감대 형성과 성과는 학생들은 물론 절대다수 국민들의 시대적염원을 제대로 반영하고 실행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국제통화기금 한파 때문에 경제난을 뛰어넘는 일이화급한 과제이며, 외국자본의 유치가 그 지름길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 안정이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학생들은 IMF재협상문제를 들먹이지만 이 경우 오히려 재협상 조건을 악화시킬 따름임을 알아야 한다.
한총련도 이젠 학생들과 국민들이 당면한 현안에 관심을 돌려야 할때다. 명분도 목적도 납득하기 어려운 시위는 공감대 형성은 커녕 학생들과 국민들의 외면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당국도 이번 격렬 시위의 배후를 철저히 가려 앞으로는 학생운동도 새로운 방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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