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귀화식물 무서운 번식력 토종 몰아낸다

한달여전 환경부에서 황소개구리를 잡기 위해 대대적으로 인원을 동원했으나 결과는 한 마리를 잡는데 불과, 언론의 가십면을 장식했었다. 환경부는 실직자들에게 한시적인 일자리를제공하면서 수중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황소개구리 잡기에 나섰으나 결과가 좋지 않아 머쓱해 하고 있다. 이 사례는 수중동물 생태계가 외래종에 의해 위협받고 있으며 적어도 이를해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정적인 식물 생태계는 이에 못지않은 외래종의 소리없는 공격(?)에 시달리고 있으면서도 그 심각성은 소홀히여겨지고 있어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해 환경부 조사결과 원산지가 외국이면서도 국내 토양에 적응, 번식과 생존할 수 있는귀화식물은 모두 2백25종으로 80년 당시의 1백10종보다 2배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이중 국화과가 23.6%인 53종으로 가장 많고 벼과 36종(16%), 십자화과 17종(7.5%), 콩과 14종(6.2%), 마디풀과 12종(5.3%)순이었으며 서식지는 공장 주변 36.1%, 하천변 34.7%, 아파트주변 29.6%, 산악지역 16.7%로 나타났다.

귀화식물은 주로 목재나 곡물류 수입시 함께 섞여 들어오거나 연구용 또는 상업용으로 반입됐다가 잘못 관리돼 자연으로 흘러나가 번식하게 된다. 절반 이상이 깃털단 씨앗을 가지고있어 무서울 정도의 번식력을 갖고 있으며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등 적응력도 뛰어나고유식물 생태계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귀화식물중 대표적인 사례는 코스모스. 남미지역이 원산인 이 식물은 우리나라에 들어온지얼마되지 않아 전국 각지에서 자라기 시작, 현재는 꽃을 피우는 가을의 상징적인 식물로 자리잡고 있다. 서양등골나물과 미국쑥부쟁이는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등 서식지가 매우 넓어고유식물의 서식처를 잠식하고 있으며 서양민들레는 봄에만 꽃을 피우는 토종 민들레와 달리 가을과 겨울까지 꽃을 피움으로써 씨앗 양이 많게돼 토종 민들레를 몰아내고 있다. 또전국의 고속도로 주변에는 겹달맞이꽃, 망초, 개망초, 좀명아주등 60여종의 귀화식물이 집중적으로 자라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지역에서도 금호강 일대와 아파트 조경지역, 도로 절개지등에 귀화식물 군락이 지천으로 널려있어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금호강 중하류지역에는 유럽 원산의 일년생 덩굴성식물인 벳지군락, 쥐보리-개보리 군락, 북미 원산인 기생초군락이 발달해 있으며 이들 사이에 말냉이, 돌소리쟁이, 도꼬마리등 각종 귀화식물이 자라고 있다. 성서, 칠곡등 외곽 대단위아파트 지역과 도로 절개지등에는 자주개자리, 수레국화등의 귀화식물이 인위적으로 심어져번식 일로에 있다.

계명대 생물학과 김종원교수는 "귀화식물 분포도를 조사, 고유식물의 생태계가 얼마나 위협받는지 알아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조경용 식물로 고유식물을 선정하거나 귀화식물을 솎아내는등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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