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J 경제단체장 오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경제5단체와 농협중앙회의 회장 및 상근부회장 등10명과 오찬을 함께하며 재계가 개혁과 기업 구조조정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은전날 기업에 대한 엄중했던 메시지와 달리 시종 부드러운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이날 경제6단체장 가운데 최종현(崔鍾賢)전경련회장은 건강때문에, 구평회(具平會)한국무역협회장은 미국출장때문에 참석하지 않았다. 다음은 박지원(朴智元)청와대대변인이 전한 오찬대화요지.

▲김대통령=대통령을 해보니 제일 힘든 게 은행이다.아무리 말을 해도 안 듣는다. 과거 정부가 인사 등에 관여할 때는 말을 잘 들었다는데 자율성을 주니 역효과가 나는 것 같다. 그렇다고 다시 간섭을 해선 안되니 빨리 금융구조조정을 해 전력을 다하게 해야겠다.▲박상희중소기업중앙회장=대기업을 빨리 전문화해야 한다. 능력없는 중소기업도 퇴출시켜야 하지만 기업 구조조정의 핵심은 대기업이 돼야한다.

▲김우중대우그룹회장=국내의 공장시설이 1조달러다. 활용하지 못하면 고철이 된다. 2교대를 3교대로 늘리고 토요일 일요일도 일하면 시설투자없이 실업자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수출만 늘리면 그 돈으로 외채를 갚을 수 있다. 대기업이 어떤 비전으로 나갈지 방향 설정이필요하다. 섬유도 1백억달러이상 수출한다. 사양산업은 없다.

▲김대통령=우리는 계획경제가 아니다. 정부는 대기업이 이미 존재하고 우리 경제를 세계11번째로 이끈 공로를 인정한다. 그러나 외환위기 사태를 불러온 것은 불행한 일이다. 일부 국민이나 노동자들은 재벌해체와 처벌까지 요구한다. 노동계와의 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우리는 한 배를 타고 있다. 5대 재벌이 경제살리기에 눈에 띄게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빅딜만 해도 나는 간절히 바랐다.

▲김우중=다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 사정이 복잡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선진국과의 합작을 열심히 하고 있다. 대통령이 고생하는데 도우려 하고 있다.

▲김대통령=국민의 눈에 보이고 손에 쥐게 해줘야 한다. 전경련은 결의를 표시해야한다. 과거에 독재정권도 지지하지 않았느냐. 국민의 정부에서는 기업을 괴롭히거나 요구하지 않는다. 수출을 해서 돈을 많이 벌라는 것이다.

▲김우중=저도 언론인을 만나 정부가 방향을 잘 잡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런 것은보도하지 않고 다른 얘기만 나온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가시화된다. 우리 회사만해도 3월말까지 합작을 하려다 늦어지고 있다.

▲김대통령=(박상희회장에게)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나 은행과 싸워라. 은행에서 중소기업에대출을 했다가 사흘만에 회수한 일이 있다. 실적만 올리기 위해서다. 바로 잡아야 한다.(김창성경총회장에게) 정부는 기업가와 노동자를 공평하게 대한다. 노동자와 동지적 애국심을갖고 노력해달라.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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