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정치인의 힘줄

'고래힘줄'이란 말은 부당한 것을 고치지않고 질기게 버티는 사람에게 붙여지는 별명이다.세상에는 고래힘줄보다 더 강한 쇠붙이도 있고 금강석도 있지만 굳이 고래힘줄을 끌어다 붙인 것은 아마도 올바른 충고와 여론에도 유들유들하게 대처하는 질긴 특성때문일 것이다.그러나 이제부터는 그 별명을 국회와 정치권에 양보해야할 것같다.

국회정상화협상을 벌이고있는 여야정치권의 그 질김과 낯두꺼움앞에는 국민이 손을 들어야할 지경에 이른 까닭이다. 건국이래 최대의 수해를 입고 졸지에 가족을 잃고 가산을 날려버린 국민의 한숨소리가 하늘을 울리는대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팔짱만 끼고있는 것은 정치인의 신경이 고래힘줄보다 굵어서일까.

고작 한다는 것이 수재지역방문, 성금모으기등 유권자들 앞에 얼굴보이기 수준에 머물자 국민들의 비난이 폭우만큼 거칠어졌고 국회의원들이 배지를 달고나서기가 어렵게 됐다고한다.국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는 국회를 정상화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론에 밀려 하염없이 국회정상화협상을 벌이고있는 여야는 불리하면 언제나 말을 뒤짚고 또 협상을 벌이면서 국민의 따가운 비난만을 요리조리 피하려들었을 뿐이었다.

이번에도 국회 구성마무리는 뒤로하고 '민생-예결 특위'구성만으로 변칙정상화 쪽으로 협상방향을 잡고있다는 것이다. 아직 총리인준문제와 한나라당의 노승우(盧承禹)의원등 여당측의 야당의원영입문제가 변칙정상화조차 발목을 잡고있다고한다. 특위국회가 열려도 수해지원용 추경예산을 비롯한 금융개혁-기업구조조정 관련 법률안들이 전문성있게 심의되기 어려운 판에 그조차 불투명하다니 기가찬다. 이러다가 정말 '정치인 힘줄'이란 말이 유행되지나않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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