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객석에서-시립극단 '무지개'

지난 4, 5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 대구시립극단의 창단공연작품 '무지개'(이만택작·이영규 연출)는 1960년대 중반의 산골 화전민들의 애욕과 갈망을 그린 사실주의 연극이다. 작가는 4막5장으로 구성하였으나 연출가의 무대화과정에서 7장의 작품으로 새롭게 창조되었다.우선 막이 오르면서 풍겨온 무대에서의 흙냄새와 시골의 정취는 원초적이면서 토속적인 정감을불러일으킨다.

그속에서 전개되는 산골 화전민들의 애증의 그림자가 마치 산그림자처럼 드리워진 장면 장면들은회색빛 콘크리트벽 사이의 세련미속에서 잃어가던 현대인들의 본능을 일깨우는듯 했다.요즘의 그 흔한 벗기기나 원색적인 대사가 난무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 감정들이 되살아난 것인가.

그것은 아마도 등장인물의 기본적 감정이 가장 순수하게 우러나도록해서 관객에게 전달하려 노력한 연출가의 의도라고 느껴진다. 마치 전형적인 고전 연극처럼 서두르지도 과장하지도 않는 극의전반적인 진행과정은 자연스러움과 조화를 이루어 노년과 중년층들에게는 추억 살리기와 인간적감동까지 주려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일상적이고 역사적인 사실주의 연극 '무지개'가 인스턴트류에 길들여진 요즘의 젊은이들에게는 다소 지루한 작품이었을 수도 있다.

이들은 바우(조영석 분), 칠룡(천정락 분), 육손이네(이신애 분), 금성(손성호 분), 사진사(채치민분)가 등장하면 귀를 쫑긋 세우고 그외에는 집중력을 쉽게 잃고마는 안타까운 부분도 있었다.그렇다고 이들을 외면할 수도 없고 외면해서도 안되는 현실을 연극인들은 어떻게 수용해야할 것인가.

우선 시급하게 고려해볼 것은 연극이 이제 종합예술로서의 성격만이 아니라 대중을 위한 종합문화로서의 성격으로 바뀌어야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제부터 대구시립극단은 연기에서 기술적인 측면까지 전문인력을 양성해가며 진정 대구시민을 위한 문화의 주축이 되어주길 기대해본다.〈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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