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IMF 이후 이 파티에서 저 파티로 서너차례 옮겨가던 '망년회 거품'이 사라지고 가족.친구끼리 지나간 한해를 오붓하게 마감하는 '조용한 송년'이 정착되고 있다.
또 아내의 계모임이나 여고동창회조차 '설친다'며 싫어하던 경상도 남편들이 아내가 소속된 클럽의 송년모임에 따라가는가 하면 부부끼리 영화.뮤지컬을 감상하며 송년회를 대신하기도 한다.
지난 10일 대백프라자에서 열린 청춘 남녀들의 지순한 사랑얘기를 그린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고소영, 임창정 주연)의 시사회에는 40대 부부들이 여러 팀 참석, 눈길을 끌었다.
"저녁 먹고 노래방에서 송년모임을 끝내는 평범 스케줄보다 문화행사를 하자고 의기투합, 저녁을늦추고 시사회를 봤는데 젊은 시절로 되돌아간 순수한 기분에 젖은 한때였다"고 최정숙씨(대구시수성구 범어동)는 말한다.
지난 5월에 창립된 국제존타 대구Ⅱ클럽(회장 신혜원)은 첫 송년모임을 남편들(미스터 존타)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꾸몄는데 남편들의 의외의 성원을 받아내는 성과를 남겼다.
사실 전업주부이거나 직장여성이거나 간에 아내들의 사회활동에는 남편.자녀.시어른 등 가족들의이해가 필수적. 그러나 대부분 남편들이 아내의 사회활동을 마지못해 허락은 하지만 못미더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모임의 성격을 알리고 이해도 받고 싶어서 송년모임에 남편들을 초청했는데 동참한 남편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딴 것 같아요"
남편 최경진씨와 함께 송년모임에 참석했던 신혜원씨는 "대구남편들이 아내 모임에 따라가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젠 조금씩 변하고 있다"면서 남후선.이혜정.배지현씨 등 13명회원의 남편들이 동참했다고 전했다.
주부 이순희씨(대구시 달서구 월성동)는 아들과 딸 동생은 물론이고 남편의 도움까지 받으며 연말 장식소품과 지인들에게 선물할 퀼트장식품을 만들었다.
"온가족이 손수 만든 헝겊 크리스마스 트리를 60대 은사에게 선물한 올해는 그 어느해보다 송년의 의미가 깊다"고 이씨는 말했다.
주부 신귀조씨(37세.대구시 서구 삼익뉴타운)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송년모임이 대폭 줄어든 것같다"고 말하며 딸 소영이와 함께 직접 크리스마스 카드〈사진〉를 만들며 조용한 한해를 마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시내 호텔들의 송년 예약률은 지난해보다 뚝 떨어져 모임 예약이 몇손가락안에 꼽을 정도여서 IMF 이후 망년회 거품이 사라지고 내실다지기가 보편화됨을 보여준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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