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의 벤처기업 M&A(인수·합병) 전모가 검찰수사결과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정씨가 인터넷 검색엔진업체인 미국 알타비스타와 합작을 추진하던 평창정보통신의 경영권을 사실상 빼앗고 주식을 담보로 잡혀 사채자금을 끌어들인 뒤 4, 5개 벤처기업 주식을 매집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이 평창정보통신에 75억원을 대출하면서 담보로 잡은 이 회사 주식 200만주 중 142만주를 임의처분한 혐의도 포착, 수사중이다.이와 관련, 검찰은 정·이씨가 올 2~10월 15차례에 걸쳐 담보주식 27만주를 4만1천500~3천300원에 처분한 내역이 담긴 증권예탁원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정·이씨는 작년 5~10월 평창정보통신에 유망 벤처에 선의로 출자하는 '엔젤투자가'인 것처럼 접근, KDL창업투자와 동방금고를 통해 장외시세 2만~3만원을 호가하던평창주식 488만주를 담보로 잡거나 인수한 뒤 이씨가 운영하던 팩토링업체·부티크 등을 통해 재담보로 잡히거나 매각하는 방법으로 수백억원대 사채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평창에서 이들에게 넘어간 주식은 동방금고 담보 200만주와 정씨가 대주주인 KDL창투 120만주, 정씨 개인 15만주, 이씨 개인 100만주 등이며 현재 이들 수중에 남은 주식은 정씨 개인 8만1천주와 동방 담보 52만주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이씨로부터 빌린 거액의 사채자금을 자신이 올 7월부터 비밀리에 설립을 추진해온 인터넷 지주회사 디지탈홀딩스 출자금과 장외의 다른 벤처기업 M&A를 위한 주식매입에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특히 사설펀드를 활용해 또다른 검색엔진업체 E사와 의류업체 N사, 화학업체 L사 등의 주식을 집중 매집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정씨는 평창과 알타비스타의 합작조건에 따라 올 7월 동방 등에 잡힌 평창주식 250만주를 개인명의로 매입키로 계약을 체결, 1대주주가 된 뒤 평창 유준걸 사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사채업자들을 동원해 '위력'을 과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창 관계자는 "지난 7월27일 서울시내 P호텔에서 정씨를 만났을 때 정씨측이 사채업자 김모씨 등 10여명을 데리고 나와 '주권을 넘겼으니 경영권도 내놓으라'고 사실상 협박을 가해왔다"며 "정씨는 합작에 실패하면 디지탈임팩트를 통해 포탈사업을 계속살리겠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8월3일 주총에서 경영권을 넘겨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평창측은 올 3월 알타비스타와 합작의향서(LOI)를 교환한 뒤 8월4일 알타측과 합작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수 없어 정씨측에 경영권을 양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씨는 경영권을 넘겨받고는 알타측과 모종의 밀약을 추진, 디지탈홀딩스 프로젝트를 합작과 연계시키려 했으며, 지난 8월10일 알타측이 합작파기 공문을 보내온 뒤에도 미국 본사에 측근을 보내 독자적인 합작사업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가 코스닥에 등록된 KDL, 디지탈임팩트 외에 장외주인 평창주식을 이용해 주가작전을 벌인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평창측이 2차례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다 철회했던 지난해 12월과 올 3월정씨가 주식을 처분해 시세차익을 남겼을 가능성과 소액투자자들을 상대로 공개매수를 추진하던 올 8월 일본 모 캐피털로부터 거액의 외자를 유치한다는 소문을 퍼뜨려 3천원대 평창 주가를 한때 1만500원까지 끌어올렸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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