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는 내게 거짓말을 안 하네/사랑이 떠난 뒤에도 그것은 빛나네/남자는 나를 떠나도/다이아몬드는 내 곁을 맴도네'. 지난날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던 007시리즈 영화 제7탄 '다이아몬드는 영원히(Diamonds are forever)'의 주제곡이다.
이 영화에서는 다이아몬드 수집광인 부호가 다이아몬드 반사경을 장착한 우주선을 지구 궤도에 쏘아올리려 한다. 레이저 광선을 거기 반사시켜 세계 주요국의 수도를 공격하려는 음모 때문이었다.
▲셰익스피어는 '말하지 않는 보석이 살아 있는 인간의 말보다도 여자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말한 바 있지만, 이 미친과학자 못지않게 여자들은 대체로 다이아몬드를 좋아한다.
리처드 버튼이 리즈 테일러를 사로잡은 것도, 소설 '장한몽'에서 심순애의절개를 꺾은 것도 다이아몬드였다. 이수일의 '김중배의 다이아반지가 그렇게 좋더냐?'는 불멸(?)의 대사가 돼 있지 않은가.
▲'보석의 왕자'로 불리는 다이아몬드는 지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이다. 닳거나 변하거나 색깔이 바래지 않는다. 이런 영원 불변성 때문에 여자들은 결혼 서약으로 이 반지를 받는 걸 원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다이아몬드는 실생활에서 불변의 약속과 사랑을 상징하는 보석이지만, 세속적 욕망을 대변하거나 인간의 진정성을 훼손하는 '유혹의 망토'처럼 보통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어지럽히기도 한다.말하자면 인간들의 잘못으로 수난을 겪는다고나 할까.
▲미국에서 사람의 유골(遺骨)을 최고급 다이아몬드로 만드는 기술이 개발된 모양이다. 시카고의 라이프젬 메모리얼스사는 화장된 인간 유골을 인조 다이아몬드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 시제품까지 만들었다 한다.
이 회사의 그레그헤로 사장이 모든 생명체는탄소 구조로 이뤄져 있고, 다이아몬드도 탄소라는 사실에 착안해서 유골을 섭씨 약 3천도의 진공유도로에서 정화한 뒤 프레스 위에 놓고 16주 동안 압력과 열을 가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천연 다이아몬드가 형성되는 과정을 복제한 셈인 이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비용은 0.25캐럿에 4천달러, 1캐럿에 2만2천달러가 든다고 한다. 하지만 불변의 사랑을 갈망하는 여성들에겐 너무나 반가운 '현대판 연금술'이 아닐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 묘비나 유골단지로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에겐 푸른빛의 이 다이아몬드가 보석 중의 보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의주제곡이 세속적인 욕망의 차원이 아니라 영원한 사랑이라는 또다른 의미에서 불릴 만도 하게 됐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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