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구리소년 중간 결과

25일로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한 달을 맞았으나 경찰이 타살인지 사고사인지 사망 경위 밝히는데조차 사실상 실패, 수사가 장기화되고 사건이 미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찰 수사=수사본부는 25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한 한달간의 각종 수사에도 불구하고 이미 알려진 것 이상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경북대 법의학팀의 사인 규명 작업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수사본부는 사건 당시 제보자에 대한 재수사, 서촌마을·이곡동 등 현장 인근 당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였지만 중요한 단서는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현재까지 105건의 제보가 있었으나 102건은 신빙성이 낮다며 수사 종결하고, 1992년 6, 7월 사이 택시기사로 일할 때 서촌마을까지 태워줬던 취객 2명 중 1명이 개구리소년을 살해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문모(44)씨 등의 제보 3건에 대해서만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국과수 감식=유골·유류품·토양 등에 대한 탄흔·혈흔·외상 여부를 정밀 감식해 온 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지난 11일과 오늘(25일) 2회에 걸쳐 결과를 통보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탄두 65개와 탄피 1개, 의류 30점, 신발 5켤레에서는 탄흔·혈흔·손상 등이 나타나지 않았고 독극물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 비닐봉지 2점, 단팥빵 봉지 1점을 대상으로 한 내용물 성분, 도롱뇽 알 성분, 혈흔, 토양 성분 감정에서도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

국과수는 아직 김영규군의 묶여진 운동복 매듭 형태와 손상 여부, 암석의 이동 여부 등에 대한 감정을 끝내지 못했다. 결과는 다음 주쯤 나올 예정이다. 신원확인을 위한 DNA검사 결과도 마찬가지.

▨전문가 감정=손·발 부분이 묶인 채 발견된 옷의 매듭과 관련해서는 산악·매듭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했지만 의견이 분분해 경찰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현장에서 발굴한 파리 유충·각질 등 50여 개체 시료를 통해 시신 이동·부패 시점을 밝히려고 고신대 문태영 교수에게 맡겼던 곤충학 검사도 성과가 없는 것으로 지난 15일 결론 났다.

유골 현장 일대를 대상으로 경상대 손영관 교수 등이 실시한 토양지질학적 조사, 전 경북대 농학과 박선도 교수의 토양 성분 분석을 통한 사체 이동 여부 조사, 경북대 임학과 홍성천 교수의 부근 삼림 조사도 수사에 별도움이 되지 못했다.

저체온사 가능성과 관련한 대구산악구조대에 현장 조사, 대구대 손영주 교수에게 의뢰한 유골 발견 당시 모습 재현 등도 마찬가지.

▨법의학팀 조사=경북대 법의학팀은 유골 1구의 늑골, 다른 1구의 팔뼈 등에서 부러진 흔적을 발견했지만 살아있을 때 생긴 것인지는 알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유골 전반의 조사 결과도 사인 규명에 도움될만한 점을 찾지 못했다. 신경외과팀과 함께 실시한 구멍 난 두개골 내부 조사는 탄흔이나 금속성 물질 흔적을 찾아내지 못했다.

현재 법의학팀은 독극물 검사, 의류에 대한 인위적인 흉기 손상 여부, 탄흔·혈흔 검사, 유전학적 검사, 이끼류 검사, 동물형태학적 검사 등을 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쯤 마지막 3차 회의를 열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이런 반면 유족들은 '유가족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마지막까지 사인 규명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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