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방분권은 지역 스스로 역량을 갖추고 이를 주도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할 시점에 왔습니다".
4일 오전 모처럼 도청 기자실을 찾은 이의근 경북도지사는 지방분권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지방분권기획단' 발족 사실을 새삼 강조하며, 그 의미를 부연하느라 분주했다. 국장급을 단장으로 한 '지방분권기획단'에 3개 실무팀을 운영하며, 이의 자문기구로 각계 인사 30여명이 참여하는 '지방분권추진위원회'도 설립한다는 것이다.
배석한 경북도의 한 관계자도 이같은 지방분권 추진기구 구성은 전국 광역자치단체중 가장 앞선 것으로 지방분권의 본격 추진을 위한 도지사의 강력한 의지와 자신감이 담긴 것임을 강조했다. 이 지사도 지난달 27일 대구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전국순회토론회에 참석,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를 만나면서 새정부의 지방분권 추진 의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대구에서 구미의 산업체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노 당선자와 독대하는 시간을 가졌던 이 지사가 도청으로 돌아와 제일성으로 내놓은 것이 지방분권기획단 구성 지시였고, 이를 두고 이 지사의 행정감각이 앞선다는 평가도 없지 않았다.
노 당선자가 획기적인 지방분권을 약속하면서도 실현성 높은 비전과 프로젝트를 제시하는 지역을 우선 지원하겠다는 발언에 순발력있는 대응을 했다는 평가인 것이다.
이 지사가 역대 정권의 실패경험을 들며, 노 당선자에게 청와대내 특별기구나 위원회 구성을 주문하는 등 강력한 지방분권 실행요청이 반영된 결과라는 뒷얘기도 있다. 그렇다고 지역 주민들의 시선에 우려의 그림자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연례행사 같은 차기 정권의 연초의 소란이 예전과는 좀 달라 보이기는 하지만, 혹시나가 또 역시나가 되지 않을까 걱정인 것이다.
새정권 출범 초기마다 되풀이해온 인기 영합성 공염불이나 현란한 말잔치에 익숙해진 때문이다. 이번 만큼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가 아니라,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더라 '가 되었으면 한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경북도의 부산한 지방분권 운동, 그 발빠른 외형 구축에 걸맞은 내용물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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