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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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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주택이 현대식으로 바뀌면서 가장 먼저 사라진 구석이 다락일 것이다.

20, 30년 전 한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다락이 아파트나 현대식 주택에는 없다.

다락의 성쇠는 집의 부엌 구조 및 난방방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식 주택은 부엌을 보통 방보다 50∼60cm 낮게 만들었다.

군불을 때든 연탄을 때든 열기가 방으로 쉽게 옮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바닥이 낮은 만큼 천장이 높아지고 그 공간을 이용해 다락을 만들었다.

다락은 주로 남방주거양식 주택에서 발견되고 삼국시대부터 이미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용도는 대개 해충이나 습기 등으로부터 물건을 안전하게 보관할 목적으로 이용되지만 방이나 침실로 이용되기도 했다.

다락은 쓰지 않지만 버리기 아까운 물건을 모아두는 창고이기도 했다.

주부들은 더 이상 쓸모 없어 보이는 물건을 버리는 대신 다락에 모아 두었다.

다락은 꼭 헌 물건만 들어가는 공간은 아니다.

주부들은 새 살림을 장만하기는 했지만 아끼느라 함부로 쓰지 못하고 다락에 모셔두곤 했다.

그래서 다락은 아이들에게 탐험공간이고 상상력이 자라는 공간이기도 했다.

다락은 명절에 나중에 먹기 위해 떡이나 곶감을 숨겨두던 공간이기도 했다.

때로는 숨겨둔 사실을 깜빡 잊는 바람에 곰팡이가 피거나 딱딱하게 굳어 남몰래 눈물을 흘리던 공간.

다락을 가장 요긴하게 썼던 사람은 아마 자녀를 많이 둔 도시의 가난한 부부들일 것이다.

다락은 다 큰 자녀의 훌륭한 방이 되어주었던 것이다.

겨우 내 집을 마련하기는 했지만 셋방을 내주어야 했던 부부들에게도 고마운 공간이기는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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