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40대들에게 초교 입학식 때를 물어보면 어렴풋이라도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날 큰 빵을 주더라고 기억을 하는 이도 있지만, 너무 어렸기 때문에 또렷한 기억이 없는게 당연한지 모른다.
그 나이 때에는 맛있는 것을 받았거나 아주 혼났던 일은 아스라한 형태로 남아있는데, 왜 입학식은 떠오르지 않을까.
아마 엄마나 할머니, 누나, 언니의 손을 잡고 다소 떨리는 마음으로 학교로 가지 않았을까. 엄마가 오른쪽 앞가슴에 달아주는 손수건을 훈장처럼 달고 올망졸망 줄을 지어 서 있었겠지.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친구 등뒤까지 손을 쭉 뻗으며 '앞으로 나란히'를 하면서 줄을 맞추고…. 장난꾸러기는 손으로 앞 친구의 등을 꾹꾹 쑤시기도 했을거야.
그당시 학교가면서 달고 다녔던 손수건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
누런 콧물, 하얀 콧물, 코밑에 말라붙은 코 딱지…. 지금 생각해보면 자그마한 콧구멍에서 웬 콧물이 그렇게 많이 나오던지…. 옆에 서있는 친구의 코에서 숨을 크게 쉴때마다 누런 콧물이 들어갔다 나갔다 하는 모습도….
1970년대 초반 대구시내 한 초교의 입학식 풍경이다.
선생님이 반을 표시하는 리본을 아이들에게 하나씩 달아주고, '8반'을 알리는 깃발도 비스듬하게 보인다.
차렷자세로 서있는 친구, 콧구멍을 후비는 친구, 선생님을 보고 싶어 앞친구 머리사이로 얼굴을 내민 친구의 모습도 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기에 우리에게 더욱 정겨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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