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의 주범, 자동차 배출가스. 끝없이 늘어만 가는 자동차 앞에 정부의 대기 개선 대책도 속수무책이다.
대구시에 등록된 자동차 수는 지난 1980년 3만2천153대 이후 85년 6만9천672대, 90년 21만6천964대, 95년 52만280대, 2000년 69만726대, 지난해 78만6천570대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자동차 배출가스가 전체 대기오염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70%를 넘은지 오래다.
자동차 배출가스 및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선 대책과 함께 운전자들의 올바른 운전 습관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동차 배출가스
자동차 배출가스는 엔진 실린더 내에서 연료와 공기의 연소 후 발생되는 기체 및 입자상 물질로 대기오염 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다.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엔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질소산화물, 매연, 아황산가스, 벤조피렌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는 오존 생성의 원인이 되고 옥시던트 등을 생성시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며 건축물과 금속제품을 부식시키기도 한다.
탄화수소는 광화학 스모그의 원인. 또 질소산화물은 산성비를 유발하고,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킨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추계한 단위 위해도를 발암위해도에 적용, 추정한 결과 벤조피렌에 의한 발암 위해도가 교통지역에서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유해 대기오염 물질로 지목되고 있는 아세트알데히드, 벤젠, 1, 3-부타디엔, 포름알데히드, 다고리방향족화합물, 다이옥신, 디젤입자상 물질 등은 자동차 배출 가스에서 상당량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해 대기오염 물질에 의한 발암 위해성은 자동차 배출 물질로 인한 경우가 55%나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동차 배출 물질 중에서도 불완전 연소 배출 물질, 부타디엔, 벤젠 등이 특히 발암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오염 및 에너지 소비의 주범- 고급 대형 승용 자동차
자동차 배출 오염물질의 종류와 양은 차의 종류와 사용 연료, 주행조건 등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경유를 사용하는 차량이 대기 오염 물질 배출량이 많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 1994년 경유차량에서 발생되는 오염 물질 배출량은 전체 차량의 63%로 휘발유차량 37%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때문에 지금까지 차량 유해 배출 가스 저감 대책이 경유 자동차에 치우쳤다.
그러나 최근들면서 휘발유차량의 대기 오염 물질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다.
김태권 계명대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지난 2000년 휘발유차량의 오염 비중이 52%로 급증, 경유차량을 앞질렀다"며 "앞으로도 휘발유차량의 오염 비중이 경유차량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경유차량뿐 아니라 휘발유차량에 대한 저공해 및 무공해 기술 개발 등 대기오염 물질 배출 저감 정책도 시급하다"고 했다.
휘발유차량 중에선 대형 승용차가 단연 대기오염의 주범이다.
대형 승용차의 경우 경차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배, 에너지 소비량은 2배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환경연구원 자동차공해연구소가 국산·수입 자동차 1천650여대를 대상으로 2001~2002년 실시한 배출가스 인증 검사 결과 지구온난화의 주요 물질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천㏄ 이상의 대형자동차가 경차에 비해 평균 2배, 최고 3배 이상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경차의 경우 2.6t인데 반해 대형 자동차의 경우 4.5~5.7t으로 조사됐다.
또 ㎞당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이 1천cc 이하 경차는 최저 113.3g, 평균 167.9g인 반면 3천㏄ 이상 대형차는 최대 558.1g, 평균 289.5~366.9g으로 나타났다.
또 배기량 3천㏄ 이상 대형 자동차의 평균 연비는 ℓ당 8.3~6.9㎞로 배기량 1천㏄ 미만의 경차보다 연료 소모량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천㏄ 이상 일부 수입자동차의 경우 경차보다 4배이상 연료 소모가 많았다.
◇바른 자동차 운전 습관 길러야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예방 대책은 물론 운전자들의 올바른 운전 습관도 중요하다.
불필요한 공회전을 줄이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승용차의 경우 시동후 천천히 바로 출발해도 무방하다.
겨울철에도 2분 이상의 공회전은 불필요하다.
승합·버스·화물차 경우도 겨울철 5분 이상 공회전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또 2분 이상 주·정차시 시동을 끄는 습관도 배출가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10분간 공회전할 경우 승용차는 3㎞를 더 달릴 수 있는 연료가 소모되고 경유차는 1.5㎞ 연료가 더 소모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오존과 매연 등 오염물질도 두배 이상 배출된다.
불필요한 공회전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 전체 연간 8천686억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도 대기 개선 대책으로 고속버스·화물터미널·시내버스 차고지 등을 대상으로 실시중인 차량 공회전 억지 대책을 2004년까지 공동주택, 아파트 단지 등 일반 지역까지 확대 실시하는 조례 개정을 계획하고 있다.
5천㎞마다 차량을 정비·점검하고, 엔진오일도 1만㎞마다 교환하는 등 평소 차량 정비·점검을 생활화하면 연료를 10% 이상 절감시키고 오염물질 배출도 50% 감소시킬 수 있다.
급출발·제동도 정상 주행보다 30% 이상의 연료가 낭비되고 매연 등 대기오염 물질도 그만큼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난폭운전을 자제하면 대기오염은 물론 에너지 절약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김태권 교수는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선 운전자들의 철저한 차량 점검, 타이어 적정 공기압 유지와 함께 급가속·급제동 및 불필요한 물건 적재 자제 등 올바른 운전 습관도 필수"라고 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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