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공 포항 환호지구 분양률 35%...

2천억대 사업에 300억 손실. 손실금이 총 사업규모의 15%에 달할 정도다.

사업을 하고 돈을 벌기는커녕 되레 엄청난 손실을 입는 웃지못할 일이 발생했다.

주택공사 대구·경북지사는 포항시 북구 환호동에서 시행중인 '환호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을 두고 "완전분양 되더라도 300억원에 가까운 사업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한다.

포항지역의 묵은 민원 해결차원에서 사업을 정책적으로 결정한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지만 결국 주공 대구·경북지사가 사업을 무리하게 수주하는 바람에 공기업 부실화를 부추기는 셈이 됐다.

주공 지사는 지난 1980년 6월 건축된 환호주공아파트(2만8천124평) 5층짜리 1천480가구를 헐고 18, 25, 30, 33, 42평형 2천750가구를 넣은 25층형 20개 동(棟)으로 재건축하는 '환호지구'사업을 오는 2005년 12월 완공목표로 지난해 9월 착수했다.

하지만 주공 지사는 걱정이 태산이다.

그러나 뾰족한 수가 없어 속만 태우고 있다.

사업을 착수한 지 7개월째 되지만 분양률이 35%선에 머물고 있어 사업 자체를 끌고 가기가 버거운 형국이다.

일반 분양아파트 2천23가구(나머지 727가구는 임대아파트) 중 조합원597가구를 포함, 706가구만 팔린 상태로 사업손실 규모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금 납부 후 막대금을 치르는 방식으로 중도금 부담을 덜어줬는데도 이처럼 분양률이 낮은 것은 주공이 수익성 없는 사업을 수주해 놓고는 손실 폭을 줄이기 위해 분양가격을 높인 데다 조합원이 입주계약을 하지않을 경우 10평형 3천만원, 13평형 3천500만원의 보상금을 받도록 하는 '청산제'를 도입한 때문이다.

조합원(1천840가구)에 대해 일반분양가격보다 낮은 공급가격이 제시됐지만 32.5%(597명)만 계약, 재건축아파트가 조합원들로부터도 철저히 외면당한 꼴이 됐다.

속사정이야 어떻든 간에 섣불리 사업을 수주하는 바람에 국민의 혈세나 다름없는 엄청난 국가예산이 투입된 사업이 결국 수백억원의 손실을 가져오게 된 데는 주공측의 책임이 크다.

기업이라면 철저한 사전 사업성 분석과 함께 체계적인 마케팅으로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주공측 말대로 손실이 발생하는 사업이라면 사업성 분석과 판단을 잘못한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한편 미분양분 해소를 위해 민간업체에 판매를 맡기는 등 다각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할 시점이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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