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개전 11일째인 30일 미국은 앞으로 수주일동안 바그다드로 진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 국방부 수뇌부의 신호에 따라 바그다드 남부지역에서 장기전에 대비한 참호구축 작업을 벌였다고 31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인터넷판이 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에 대한 미.영 연합군의 공습은 계속됐으나 연합군의 바그다드 침공계획은 증원군이 미군 전방지역에 도착할 때까지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미국군 최고위층의 리차드 마이어스 장군은 "우리에게는 인내력이 있다. 우리는 전쟁의 결과가 분명한 만큼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전투여건을 조성해 갈 것이다. 우리는 그곳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가져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우리는 정전이나 후전을 위한 어떤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방장관의 말을 인용, 미군은 11일 동안의 전투에서 400 km의 보급로를 확보하는데 실패했으나 워싱턴 당국은 이같은 전술적 변화가 전략적 후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반대로 바그다드에 근접해 있는 연합군은 이라크 정예 공화국 수비대의 진용 변화에 따라 지상군을 재편중인 가운데 1주일내에 바그다드를 향한 대규모 진격을 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라크 중.남부전선에서 산발적인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군 장성1명이 생포됐고 이라크측은 4천명 이상이 "침략자에 맞서" 자살폭탄공격을 자원했다고 위협했다.
▲바그다드 및 남북부 거점 공습
연합군은 30일 새벽 바그다드 내외곽에 배치된 공화국 수비대 진지에 대한 공습을 강화했고 남부 바스라와 북부 모술, 발라크 등 거점 도시들에 대해서도 집중폭격이 이뤄졌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바그다드에서는 이날 오전 2시(한국시간 오전 7시)께 공보부 건물 북서쪽의 정부 관리 거주지역 등 시내 중심부와 북부 등 여러 지역에서 4차례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고 이 지역 아파트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것이 목격됐다.
앞서 1시간 전에도 남서부 지역을 대대적으로 공습, 수십차례 폭음이 들렸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연합군 공군기들은 전날에도 수 차례에 걸쳐 아브 가리브 대통령궁의 군사시설과 카라다의 정보사령부, 바그다드 내외곽에 배치된 공화국 수비대, 동부의 특수부대 훈련지 등을 집중 폭격했다고 미 중부군 사령부가 30일 성명에서 밝혔다.
특히 이날 폭격은 공보부를 포함한 이라크 정부청사가 밀집된 티그리스강 서쪽지역과 전화국 등 바그다드 곳곳에 위치한 통신시설에 집중됐다. 또한 남부 바스라에서도 30일 새벽 5시께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이 벌어졌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모하마드 메흐디 살레 이라크 보건장관은 영국군의 공습으로 적재돼 있던 구호 식량들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연합군 공습에 따른 인명 피해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 중부군 사령부는 29일집권 바트당 간부 200여명이 모여 있던 건물이 공습으로 파괴됐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공군 소속 해리어기들은 중부 카르발라 인근의 대형 연료저장고를 폭파, 이라크군 정예 공화국수비대 탱크부대에 대한 보급선을 끊었다고 앤디 서다즈 중령이 밝혔다.
▲지상군 재편
미군은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의 진용 변화에 따라 바그다드에 근접해 있는 미.영 연합군 지상군을 재편하는 한편 바그다드 공격 전술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미국의 MSNBC 방송이 보도했다.
또 미군의 중무장병력인 제3보병사단이 1주일안에 바그다드를 향한 대규모 진격을 시작하는 계획을 30일 완성했다고 AFP통신이 미군 지휘관들을 인용, 보도했다. 제3보병사단 제1여단 정보장관인 존 앨트먼 소령은 "바그다드를 향해 계속 진격하는 작전을 최종 마무리했다"면서 작전을 "1주일내에"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중부군 사령부는 연합군이 군수품 보급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지상작전을 수일간 중단할 것이라는 일부 서방언론의 보도를 부인하며 "지상작전 중단은 없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도 증원 병력 중 일부를 예정보다 빨리 이라크에파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사령관은 30일 이라크전이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라크 현지 지휘관들의 지상군 추가 파병 요청을 국방부가 거부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카타르 도하 중부군사령부에서 개전이후 3번째 전황브리핑을 갖고 "우리는 사실 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며 지금 전세는 내 생각으로 만족할 정도일 뿐만아니라 정말 놀랄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생사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이라크가 후세인 대통령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믿을만한 증거를 최근 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연쇄 자살폭탄 테러 우려..."자원자 4천명"
이라크 중부 나자프 인근 지역에서 차량 자살 폭탄 테러로 미군 병사 4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30일 이라크군의 하젬 알-라위 중장은 자살공격은 "침략자들을 상대로 이라크와 아랍인들이 벌이는 성전의 시작"이라며 많은 아랍국가에서 4천명 이상의 자원자가 자살공격에 참가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쿠웨이트 북부 우다이리의 미군 기지에서 30일 정체를 알 수 없는 트럭이 미군 병사들을 향해 돌진, 15명이 부상했다고 미군과 쿠웨이트군 관계자들이 밝혔다. 캠프 우다이리의 공보 장교인 래리 콕스 중령은 "정오께 캠프내 가게 밖에 있던 미군 병사들을 향해 흰색 픽업 트럭 한대가 돌진했다"고 말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 사건 직후 총성이 들렸으며 구급차가 캠프 안으로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택시 운전사로 위장해 미군들에게 테러를 가하고 숨진 테러범을 대령으로 특진시키고 '알-라피딘(두 개의강)'과 '전투의 어머니' 등 메달 두 개를 추서했다고 밝히고, 미.영 연합군을 겨냥한 이같은 자살 폭탄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편 영국군 특공대는 30일 오전 이라크 남부 바스라항 인근 전투에서 이라크장성 1명과 고위 장교 1명을 생포했다고 영국군 대변인이 발표했다.
미군측은 개전 이후 30여명이 전사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라크 정부는 민간인 42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군인 피해는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군 당국은 또 이슬람 과격단체 안사르 알-이슬람이 장악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 지역에서 미군의 도움을 받아 이들과 전투를 수행하고 있는 쿠르드 반군 13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hilhoe@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