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모(32.동산동)씨는 최근 서울 친구로부터 "말썽 많은 대구에서 잘 지내냐?"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문씨는 "지하철참사라는 충격적인 사건에다 이후 수습과정에서 나타난 각종 문제점, 시내버스 파업사태 등이 이어지면서 대구는 '살기 피곤한 도시'로 비쳐지고 있다"며 허탈해 했다.
시민 피해를 볼모로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려는 집단 이기주의가 난무하는 가운데 정작 '시민들의 이익'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대구가 싫다.
그러나 떠나고 싶지만 갈 곳이 없다'는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특히 시내버스 파업의 경우 충분히 예정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지하철 참사 여파로 이렇게 사회분위기가 가라앉았는데 설마 파업까지 가겠는가?"하며 안이한 자세로 대응했다.
시민의 발인 버스가 묶이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대구시장실은 지하철참사 유족들에 의해 점거됐으며 버스 노사 교섭을 중재해야 할 조해녕 대구시장은 유족과의 대질신문 조사를 받으러 검찰에 소환됐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모두들 각자의 이익만 챙기는 상황에서 과연 시민들의 이익은 누가 대변하나?"며 회의감이 높아지고 있다.
'알파이안'이란 ID의 네티즌은 "평소 700원이면 족하던 교통비가 18일 하루 15배나 들었다"며 "시민을 봉으로 보는 버스노조, 운송협회, 대구시에 소송을 제기하자"고 제안했다.
평소 시민의 대변자임을 자처하던 시민사회단체, 시의회 등이 이번 버스파업 사태에서 보인 태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하철참사의 경우 하루가 멀다하고 성명서를 내고 기자회견을 하던 시민단체는 이번 버스파업 때는 한번도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ID가 '사람'인 네티즌은 "시민운동에 자신의 권한을 넘겨준 적이 없다"며 "앞으로 시민이란 말은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고 대구시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이경아(34.여.대구 대명동)씨는 "약방의 감초처럼 표 나는 자리에는 빠짐없이 참석하던 시의원들이 지금 어디 갔느냐"며 "소외받는 시민의 이익은 어디 가서 보상받아야 하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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