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학자가 쓴 물의 전기

'H2O'는 '물의 전기'다.

물의 탄생에서부터 물질적 특성, 물의 영향, 환경 문제 등 물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화학과를 수석으로 졸업(1993년)한 지은이 필립 볼은 딱딱한 물리화학적인 물의 개념을 빅뱅에서부터 최근 물 위기론까지 해박하고, 명쾌하게 풀어낸다.

여기에는 신화, 문학, 물리, 화학, 생물, 생태학을 망라한다.

물의 신비는 간혹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신화에서는 물이 모든 병을 치유하는 기적의 물질로 여겼으며, 지난 96년에는 인도의 화학자 필라이가 물을 우려내 휘발유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거짓으로 판명됐지만, 물의 신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은이가 강조하는 것이 물의 자원적 보호다.

너무나 흔해서 귀한 줄 몰랐던 물이 최근 '푸른 금덩이'로 통하고 있다.

물은 인류의 이전과 이후 우주 어디엔가 존재할 절대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H2O'는 물과 어떻게 조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모색의 길을 열어주는 책이다.

마침 올해는 유엔이 정한 '물의 해'이기도 하다.

#1. 물이 정상(?)이라면 타이타닉호는 침몰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액체는 고체의 밀도가 높다.

물도 그렇다면 얼음은 가라앉아야 하고, 얼음도 물 밑바닥부터 얼어야 된다

그러나 물은 0도에서 4도 사이의 밀도가 크다.

따라서 얼음이 바다를 떠다닐 수 있다.

물의 이런 특성은 고맙게도 한 겨울에도 얼음낚시를 가능하게 하고, 또 수중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

물론 타이타닉호에게는 불행이었지만….

#2. 태양에도 물이 있다?

작렬하는 태양 대기의 일부는 섭씨 5천500도. 물분자를 쪼개기에 충분한 온도. 그러나 흑점 부위의 가장 낮은 부분은 3천도. 1995년 과학자들은 놀랍게도 여기에서 물분자를 찾아냈다.

매년 전세계에서 500만 명 이상이 물과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한다.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의 약 10배나 되는 엄청난 숫자다.

지구 표면의 3분의 2가 물이다.

그럼에도 마실 수 있는 물은 전세계 물의 0.01%. 이는 가득 찬 양동이에서 대략 한 방울에 해당된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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