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물량이 바닥남에 따라 대구로 대거 진입한 서울의 대형건설사들이 재건축아파트에 대해 건전한 수주경쟁 대신 사업제안에서 서로 들러리를 서 주는 방법으로 '나눠먹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 아파트단지가 올 상반기 사업승인을 목표로 한꺼번에 재건축을 추진하다보니 건설사들이 아파트단지마다 뛰어들 경우 출혈경쟁으로 조합원(입주민)에 대한 보상금액이 높아져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담합'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아파트단지의 경우는 대형건설사간 정상 수주경쟁이 없어 조합원들의 개발이득보다 건설사의 이익배분이 우선되는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재건축을 추진하는 대구의 상당수 아파트단지에서 서울 대형업체들이 각자 참가 단지를 내정, 경쟁사로부터 양보를 받는 대신 타 단지에서는 들러리를 서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따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 ㅋ사와 ㄷ사가 사업참여제안을 한 달서구 모 아파트의 경우 ㄷ사가 확정지분제에서 시공사가 당연히 부담해야 할 사업경비를 '추후협의'로 표시하는 상식이하의 제안서를 제출, 사업자로 선정된 ㅋ사를 위한 들러리였다는 게 동종업계의 시각이다.
큰 단지로 사업성이 높아 서울의 여러 건설사가 수주전을 폈던 달서구의 또 다른 아파트도 서울의 ㄹ·ㅅ사 컨소시엄이 사업제안서를 냈지만 지역의 대형업체인 ㅎ사가 조합원들에겐 월등한 이익이 돌아가는 무상평수와 추가부담금안을 제시, 서울업체간 이익배분이 어렵게 됐다.
또 조합원총회를 앞두고 ㄷ·ㄹ·ㅎ사 등이 사업제안서를 낸 수성구 모 아파트의 경우 ㄹ사가 공부상 나타난 3개 평형에 대해 아예 무상지분금이나 추가부담금을 제시하지 않아 역시 'ㄷ사 들러리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반면 서구 모 아파트 재건축시공 제안에서는 ㄷ사가 ㄹ사보다 나쁜 조건을 제시, 'ㄹ사 들러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처럼 서울 대형업체들이 수주경쟁보다 담합에 의한 이익배분으로 재건축시장을 누비고 있는 것은 아파트별 재건축 추진위가 '전국 20위 업체'로 사업참가를 제한하자 브랜드를 내세워 농간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서울업체들의 무차별 대구지역 재건축시장 공략과 이익배분을 위한 담합은 지역 재건축시장 왜곡은 물론 아파트가격에 거품을 형성하는 등 엄청난 사회적 부작용을 불러올 것으로 보여 관계당국의 행정지도와 진상조사 등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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