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동성로 찬가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젊음·낭만·첨단의 유행을 이야기하자".

대구인의 추억이 서린 대표적 중심가 동성로 일대에서 오는 23일부터 사흘간 동성로 축제가 열린다.

올해 축제는 지하철 참사로 사람구경조차 힘들었던 동성로의 상인들이 스스로 동성로를 살려 대구의 재도약을 이끌어 내자는 애절함과 대구사랑의 정신이 깊이 묻어있다.

대구 사람들에게 동성로는 단순한 거리가 아니다.

대구의 얼굴이자 상징으로 시민의 추억과 낭만이 깃든 삶의 현장이요, 문화와 유행의 진원지다.

동성로가 없는 대구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전통 깊은 거리로 시민 모두의 가슴에 자리잡아 온 것이다.

그러나 시민생활의 변화와 상권의 이동, 최근의 지하철참사 등으로 동성로는 중병에 걸려 있다.

동성로와 애환을 함께 해온 많은 사람들 사이에 '아! 동성로' 라는 탄식조의 말이 자주 오르내린다.

동성로의 현실에 대한 우려와 꼭 살려야 한다는 애정이 담긴 안타까운 소리들이다.

모레부터 열리는 동성로 축제가 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지원속에 재기의 기틀을 마련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이 기회에 '동성로 찬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물론 '돌아와요 부산항에', '서울의 찬가'와 같은 대중가요 형식이다.

사실 대구의 가요를 만들기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구시에서도 십수년전에 가사를 모집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나 성과가 없었고 민간관계자들도 몇차례 곡을 만들었으나 시민들의 호응과 인기를 얻는데 실패했다.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부터는 순수민간 운동으로 뜻있는 관련 전문가들이 나섰으면 싶다.

가사와 곡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국적으로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관계 전문가들의 참여가 더욱 절실하다.

대구에서만 불려지지 않고 온 국민의 사랑받는 '국민가요'로 널리 보급되어야 하는 까닭이다.

동성로를 가득 메운 젊은이들은 물론 대구사람 모두가 '동성로 찬가'를 부르며 자랑스럽게 동성로를 활보하는 그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얼마나 좋을까.

권대용 수필가·중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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